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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역추적..반전의 '환급' 비책은

  • 2015.03.26(목) 13:20

연봉 5천만원대 직장인 세액공제 전환 효과
현금영수증 우대공제 혜택..연금저축은 보험료의 4배

연봉 5000만원대인 직장인 A씨는 최근 연말정산 명세서를 확인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금폭탄'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많아 걱정이었는데, 실제 통장에 찍힌 환급액은 오히려 확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사실 연봉이 전년보다 조금 오르긴 했지만, 월급에서 떼인 세금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부양가족이나 지출 면에서도 1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 국세청의 연말정산 계산기를 두드려봤을 때도 환급액은 줄어들 예정이었다.

 

매번 연말정산을 마치면 환급액만 확인하고 넘어갔지만, 이번 만큼은 제대로 검산을 해봐야 겠다고 작정했다. 반전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파악하고, 세테크에 보다 유리한 지출 전략을 세워 내년 초 연말정산에서선 대박을 노려보기로 했다. A씨의 2013년과 2014년 연말정산 명세서 두 장을 놓고 본격적인 비교 분석에 나서봤다.

 

▲ 삽화: 김용민 기자/kym5380@

 

#1. 부총리 믿어야 하나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직장인은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연말정산의 총책임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직장인들을 향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한 발언이다. A씨의 지난해 연봉에서 비과세소득을 뺀 총급여는 5500만원에 다소 못 미친다. 부양가족이 있고 지출이 적은 편도 아니기 때문에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말정산에 앞서 국세청의 자동계산기를 돌려봤더니, 환급액이 30만원 정도로 나왔다. 1년 전 연말정산에서 67만원(지방소득세 포함)을 돌려받았으니, 절반 넘게 깎이는 셈이다. 회사 동료들은 저마다 세금을 토해낼 걱정만 하고 있는데, 그나마 30만원이라도 환급받는 게 어디냐고 위안을 삼기로 했다.

 

#2. 환급액 100만원 '반전'

 

별다른 기대감이 없었던 A씨는 2월 월급명세서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연말정산 환급액이 100만원에 달한 것이다. 연말정산 계산기에 숫자를 잘못 입력했나. 계산기가 고장났나. 아니면 국세청의 착오일까.

 

A씨가 총급여를 따져보니 전년보다 360만원 정도 늘긴 했다. 그런데 1년동안 원천징수 당한 소득세는 12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 확실히 세금 부담은 늘어났다. 반대로 기존에 세금을 많이 낸 만큼 환급받을 수 있는 잠재적 세금도 많아졌다. 공제 항목 중에서도 뭔가 '노다지'가 숨겨져 있는 게 분명했다.

 

#3. 아무리 생각해도 '갸우뚱'

 

맞벌이 부부인 A씨는 자녀 1명을 부양가족으로 두고 있다. 2013년에는 그해 태어난 아기 덕분에 200만원의 출산공제와 6세 이하 자녀 추가공제 100만원도 받았다. 지난해부터 이들 공제가 폐지되면서 오히려 300만원의 혜택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의료비와 교육비를 많이 쓴 것도 아니다. 의료비는 2013년과 2014년에 5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의료비 공제의 최저한 선인 총급여의 3% 기준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교육비나 기부금 역시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도대체 환급액이 왜 늘어난 것일까.

 

#4. 공제의 노다지를 찾아라

 

A씨가 공제받은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보험료와 연금저축,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로 요약된다. 보장성 보험료는 어차피 100만원 한도라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뀌면서 12만원(12%)의 세금을 줄인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A씨와 같은 서민층 근로자는 소득공제보다 세액공제 방식이 연말정산 환급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관련기사☞[인터뷰]박원석 "세금 민란, 국민을 너무 쉽게 봤다"

 

연금저축도 매년 180만원(월 15만원)씩 냈는데, 지난해 소득공제 방식에서 올해 21만6000원(12%)의 세액공제로 바뀐 것이 영향을 끼쳤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장기주택 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도 있지만, 원금을 다소 갚으면서 오히려 이자가 줄었다. A씨의 이자상환 공제액이 2013년 500만원에서 지난해 400만원으로 줄어든 것은 연말정산에서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5. 현금영수증 대박 터졌다

 

최후의 보루는 신용카드 공제였다. A씨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을 모두 합친 소득공제액은 2013년 170만원에서 지난해 270만원으로 100만원 늘었다. 실제 A씨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2013년 1600만원에서 2014년 2000만원으로 400만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하고 있는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우대공제율(10%) 정책도 한몫했다. A씨는 지난해 체크카드 사용액이 전년보다 적었기 때문에 우대공제의 혜택이 없다. 다만 현금영수증은 지난해 이사비용으로 200만원을 더 쓰면서 10%의 추가 공제를 받았다. 지난해 대중교통비도 100만원 넘게 썼는데, 신용카드(15%)의 두 배인 30%의 공제율이 적용돼 환급액을 늘릴 수 있었다.

 

#6. 올해 어디서 더 받을까

 

공제로 환급의 맛을 본 항목이라도 냉정하게 따져보면 어차피 지출이다. 1년간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으로 400만원을 더 쓰고 40만원을 환급 받았으니, 대략 10% 정도 할인 받은 셈 치면 된다. 반대로 400만원을 덜 쓰면 환급액의 10배를 절약할 수도 있다.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우대공제 제도는 올해 상반기까지 시행된다. 가급적 상반기에는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현금영수증을 사용해보는 것이 연말정산 환급액을 늘리는 '정석'이다. 전통시장이나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노후 준비에 관심이 있다면 연금저축도 괜찮은 상품이다. A씨의 경우 연금저축 한도(400만원)까지 220만원이 더 남아있기 때문에 매달 불입액을 18만원 가량 늘릴 수 있다. 최대 한도로 연금저축을 늘리면 세액공제로 48만원의 소득세를 깎게 된다. 보장성보험료(100만원 한도)의 4배에 달하는 혜택이다.

 

#7. 그래도 세금은 늘었다

 

연말정산에서 환급을 많이 받았다고 기뻐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낸 세금을 감안해봐야 한다. A씨의 지난해 소득세 결정세액은 140만원으로 전년보다 정확히 두 배(70만원)가 늘었다. 환급 세액이 33만원 늘었다는 것은 단지 월급에서 뗀 원천징수 세액과의 차이일 뿐이다.

 

총급여는 10%도 늘지 않았는데, 세금이 두 배가 뛴 것은 정부의 조세정책이 '증세'였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만간 기획재정부가 내놓을 연말정산 후속 대책은 세부담 완화보다 공제항목 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장인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면 실제 세부담을 나타내는 결정세액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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