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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시험 '좁은 문'..난이도 조절이 관건

  • 2016.03.08(화) 10:15

1차 시험 응시자 늘고 전년도 합격자도 많아
최종 합격자 수 조절 위해 2차 시험 난이도 상향 가능성


공인회계사 자격시험 1차 시험 응시자 수가 올해 갑자기 증가하면서 2차 시험 난이도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1차 시험 합격자가 많으면 최종 합격인원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2차 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는 흐름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 난이도 조절 실패의 역사

현행 공인회계사 시험은 그 해에 뽑을 최소합격인원(850명)을 정해 놓고, 1차 시험에서 최소 합격인원의 2배수(1700명)를 상대평가로 뽑고, 2차 시험에서 최소 합격인원을 절대평가 기준으로 최종 선발한다. 컷트라인의 동점자가 합격자로 포함되기 때문에 최종 합격인원은 850명보다 조금 더 늘어난다.

문제는 1차 시험에서의 최소 합격인원이 2배수 보다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을 경우다. 동점자를 감안하더라도 최소 합격인원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1차 시험 합격자가 너무 많으면 2차 시험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를 많이 냈다. 반대로 1차 시험 합격자가 너무 적으면 2차 시험 난이도를 조절해 합격자 수를 사전에 적정선에서 맞추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특히 한 해 시험이 어려워서 합격자가 줄면 다음 해에 시험이 쉬워져서 합격자가 크게 늘고, 다시 이를 조절하기 위해 난이도를 올리는 들쑥날쑥한 시험운영 방식이 그동안 이어졌다. 샤워를 할 때 물이 뜨거워 냉수쪽으로 수도꼭지를 돌리면 너무 차가운 물이 나오고, 이를 못견뎌 온수쪽으로 꼭지를 돌리면 다시 뜨거운 물이 쏟아져 적정 온도를 맞추지 못하는 '샤워실의 바보' 비슷한 행태를 보여온 것이다.

# 들쑥날쑥 1차 합격자, 충격의 2013년

실제로 1차 시험 합격자수를 보면 굴곡이 심하다. 2009년 1922명으로 1700명을 훌쩍 넘었다가 2010년에는 1275명으로 뚝 떨어졌고, 2011년에는 다시 1863명, 2012년에는 2184명으로 최소합격인원의 2배수를 500명 가까이 초과하기도 했다. 

1차 시험은 한 과목이라도 40점 아래인 경우는 탈락하고, 전과목 평균이 60점이 넘어야 하는데, 특정 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과락(40점 아래)이 속출할 경우 합격자 수도 덩달아 요동을 쳤다.

2012년 1차 시험이 변별력을 잃었기 때문일까. 2013년 1차 시험은 역대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기록됐다. 합격자는 789명으로 최소 선발인원보다 적었다. 공인회계사 자격시험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난이도 조절 실패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힘든 결과였다.


# 1차 합격자도 재수생(유예생)도 늘어날 2016년

2014년 이후에는 감독당국의 난이도 조절이 성과를 내고 있는 편이다. 2014년에 1703명, 2015년에는 1706명이 1차 시험을 통과했다. 목표로 한 최소 선발인원의 2배수에 아주 근접한 결과다.

그런데 2016년에는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지난 5년 동안 계속해서 감소하던 1차 시험 응시자 수가 갑자기 증가한 것이다. 외형만 보면 2015년과 다를 바 없지만 전년도 1차 시험 합격자(유예생)에게도 2차 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주는 시험의 특성상 2차 시험 응시자수는 2015년보다 더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관련기사 : 공인회계사 응시생은 왜 늘어났을까>

공인회계사 2차 시험은 그 해 1차 시험 합격자(동차생)와 전년도 1차 시험 합격자(유예생)가 모두 치를 수 있는데 2015년의 경우 2차 시험에 응시한 1차 시험 합격자(동차생)의 합격률이 4.2%에 그쳤다. 2013년 13.3%, 2014년 22.31%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1594명 중 67명만 합격한 것인데 나머지 1527명은 올해가 1차 시험을 면제받고 2차 시험을 치를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대부분 응시한다고 봐야 한다. 2차 시험 응시자 수가 늘면 일정 수준의 합격자를 배출해야 하야 하는 감독당국은 시험 난이도를 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1차 시험 응시자 수가 전년대비 10%나 증가했고 유예생을 포함하면 2차 시험 응시자도 전년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험시작 2~3주 전에 출제위원들이 합숙해서 문제룰 출제하기 때문에 최종 접수인원을 감안해서 난이도가 결정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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