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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많아지면..롯데의 기회? 모두의 위기?

  • 2016.03.11(금) 15:58

특허신설, 잃은 쪽과 시작한 쪽 의견 갈려
신설법 통과도 어렵고, 롯데 몫 장담도 못해

정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방안에 담길 내용으로 특허기간 연장과 함께 특허신설이 거론되고 있다.

특허기간의 연장은 미래의 누가 됐든 면세점 사업을 할 사업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소급적용 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앞으로는 현재 보다 훨씬 장기간 사업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허의 신설은 업계에 꼭 긍정적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면세점이 중국관광객 급증과 함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고 있지만 아무리 큰 떡도 여럿이 나눠먹으면 개인에게 돌아오는 몫은 적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면세산업은 질병이나 국제정세 변화 등에 따라 실적 등락이 크고, 중국 관광객 의존도까지 높아 미래를 장담하기도 어렵다. 장담할 수 없는 산업의 파이를 다른 누군가와 나눠먹고 싶은 기업은 없다. 독점 혹은 과점하고 싶은 것이 기업의 생리다.

실제로 지난 4일 관세청장과 만난 면세점 업계 대표들은 면제점 규제완화라는 큰 그림에는 입을 맞췄지만, 신규 특허 신설 등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에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 어떻게 뚫었는데..신세계, 두산, 한화 등은 부정적

최근 시장에 새로 진입한 업체들은 신규특허에 부정적이다. 

지난해 11월에 나란히 기존 사업자의 특허를 쟁취한 신세계와 두산, 그리고 이에 앞서 7월에 신규특허를 따 낸 한화는 이제 막 판을 벌인 사업자다. 가뜩이나 해외 유명브랜드 유치가 어려워 아직 자리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데 경쟁자까지 더 늘어나는 걸 반길 리가 없다. 이들 업체 대표들은 관세청장에게 "과열경쟁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며 신규특허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SK네트웍스와 롯데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기간이 만료된 워커힐면세점의 특허를 신세계에 뺏겼고, 롯데는 월드타워점 특허를 두산에게 내줬다.

두 면세점은 현재 특허만료에 따라 재고정리 등 후속조치를 하고 있는데, 신규 특허가 허용된다면 특허를 연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완화의 바람을 잘 타면 새로 생기는 특허에 자연스럽게 올라탈 수 있다는 논리다.

# 신규특허, 누가 롯데·SK 몫이래?

그런데 신규로 특허가 허용될 경우 반드시 롯데나 SK에게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 오산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6월말까지 임시특허를 받아서 운영중이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 특허다. 기존 특허는 지난해 12월에 만료됐고, 법에 따라 재고정리와 후속조치를 위해 주어진 단기 특허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임시 특허마저도 월드타워점보다 빠른 5월말에 끝난다. 임시 특허는 법적으로 갱신이나 연장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남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기존 설비를 갖추고 있는 이들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이미 같은 조건에서 맨손으로 뛰어든 다른 업체들에게 특허를 뺏긴 경험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정부의 안대로 법령이 개정될지도 미지수다. 신규 특허가 1개가 될지 2개가 될지, 혹은 입법 자체가 취소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정부가 공청회를 통해 이달 말에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입법준비를 마치더라도 국회의 벽은 높다. 국회에서의 논의 결과도 장담할 수 없지만 결론을 도출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찮다.

당장 4월 총선이 있기 때문에 임시국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6월도 마찬가지다. 가을 정기국회까지 끌고 갈 가능성이 많은데, 상임위 심의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까지 가는데만 수개월이 흐른다. 워커힐면세점은 5월, 롯데월드타워점은 6월에 그나마의 임시특허도 끝나 면세점 간판 자체를 떼낸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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