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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기업들 세금 7000억 더 낸다

  • 2016.12.13(화) 16:30

[내년부터 달라지는 세법]③기업편
가족회사 접대비 절반만 인정..분식회계 세금환급 제한

내년부터 대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이 대폭 줄어든다. 국회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 대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을 축소하는 쪽으로 세법을 개정한데 따른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문화·예술 신성장산업과 영상컨텐츠 제작비에 대한 기업의 투자세액 감면 폭을 줄이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 그래픽: 변혜준 기자 jjun009@
 
# 대기업들 세금 7000억 추가 부담
 
대기업들은 내년부터 연구·인력개발(R&D) 비용 세액공제 혜택을 덜 받게 된다. 대기업 R&D 비용의 기본 세액공제율이 2%에서 1%로 내려가고 증가분에 대한 공제율도 40%에서 30%로 조정된다. 
 
현재 대기업이 연간 1000억원의 연구·인력개발비를 지출했다면 최소 20억원을 법인세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10억원(1%)만 공제되는 셈이다. 이 기업이 내년 연구·인력개발비를 올해보다 100억원 늘릴 경우 증가분에서 공제받는 금액은 40억원에서 30억원(30%)으로 줄게 된다. 
 
지난해 기업들이 받은 R&D비용 세액공제 규모는 2조8158억원으로 정부가 운용하는 조세감면 제도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다만 올해부터 대기업에 대한 기본공제율을 3%에서 2%로 낮추면서 전년보다 조세감면 규모가 7356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문화융성 세제혜택 정부안 축소
 
이른바 '최순실표 세법'으로 지목된 신성장분야 투자 세액공제 제도는 정부안보다 축소됐다. 지난 7월 정부는 문화·예술을 포함한 신성장분야 투자에 대해 대기업과 중견기업 규모별로 각각 '7%, 8%'씩 공제해준다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연말 국회를 거치면서 이 같은 투자 공제율은 각각 '5%, 7%'로 조정됐다. 대기업이 문화컨텐츠나 신약 개발과 같은 신성장 분야에 투자하는 금액이 100억원이라면 법인세액에서 5억원(5%)을 공제받게 된다. 
 
비선실세 차은택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산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율도 줄었다. 정부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각각 '7%, 8%'씩 공제해 주기로 만든 법안이 국회에서 '3%, 7%'로 수정됐다. 대기업이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200억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정부는 14억원(7%)을 법인세에서 공제받도록 해주려고 했지만 국회가 6억원(3%)만 공제하는 것으로 혜택을 축소한 것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족회사 관련 세법도 개정됐다. 부동산임대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가족회사는 내년 접대비 한도와 업무용 차량 비용처리 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부동산 임대 가족회사의 연간 접대비 한도는 12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업무용 차량의 비용 인정 범위는 연간 8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낮아진다. 
 
# 이익 부풀린 기업, 세금 환급 못받아
 
기업이 분식회계를 시인하고 세금을 환급받는 사례가 내년부터 사라진다.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를 통해 부풀린 이익을 되돌려놓으면서 거액의 세금을 환급받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는 사실과 다른 회계처리를 해서 과다 납부한 세액이 있으면 5년에 걸쳐 모두 돌려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경정청구가 이뤄진 사업연도의 법인세액에서만 공제받게 된다. 공제 한도는 과다 납부한 법인세액의 20%로 정해졌고 국세청이 이자 개념으로 내주던 환급 가산금도 분식회계 기업에는 지급하지 않는다. 
 
분식회계로 이익 1조원을 부풀린 기업이 올해 2000억원의 세금을 더 냈다면 이후 5년 동안 2000억원과 환급가산금까지 받을 수 있는데, 내년부터 경정청구를 신청한 그해 법인세액만 400억원 한도 내에서 공제받게 된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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