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로펌(법무법인)은 어디일까. 수임 건수가 많거나 승소율이 높은 곳에 의뢰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로펌의 소송 성적은 어디에도 공개된 적이 없다. 택스워치가 서울행정법원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로펌과 변호사, 국세청과 관세청의 세금소송 성적표를 산출해봤다. [편집자]
지난 1월 세금 소송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로펌은 법무법인 율촌이었다. 율촌은 1월 로펌 세금소송 점유율 부문에서 지난해 1위였던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3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행정법원의 세금 분야 재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선고된 기업 세금 재판은 23건, 소송금액은 총 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7건, 166억원)에 비해 소송건수는 줄고 금액은 더 늘었다. 대형 세금소송 사건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1월에 선고된 기업세금 재판 23건 가운데 10건(43.4%)이 율촌 담당 사건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총 79억원으로 37.2%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율촌은 10건 가운데 8건을 승소하며 80%의 높은 승소율을 기록했다.
율촌이 세금소송을 대리한 기업은 LG유플러스와 SK이노베이션, 서해종합건설, 대성산업, 론스타펀드쓰리, 바덴뷔르템베르크주립은행, 삼성증권·세콤, 갤러리나인, 씨에이치투엠힐아이엔씨 등이다.
지난 달 20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하나카드·신한카드·현대카드·삼성카드·롯데카드·국민은행·한국씨티은행·에스에이치씨매니지먼트 등의 법인세 취소 소송도 율촌의 손을 거쳐갔다.
김앤장은 1월에만 3건, 33억원 규모의 기업 세금 재판을 처리하며 15.6% 점유율(금액 기준)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대웅제약, 티엔티익스프레스가 김앤장의 고객이었다. 3건 중 2건을 뒤집으면서 66.7%의 승소율을 기록했다.
법무법인 산경은 썬앤쏠트의 18억원 규모 소송을 담당하며 점유율 3위(8.4%)에 올랐고 한국철도공사의 소송을 공동으로 처리한 법무법인 태평양과 화우가 각각 5.9% 점유율로 공동 4위를 나타냈다.
로펌 점유율 6위는 한국남동발전의 법인세 취소 소송을 담당한 법무법인 세종(5.5%)이 차지했고 법무법인 의암과 우일, 케이씨엘, 세한, 대륙아주가 뒤를 이었다.
한편 2월에는 삼성SDI(율촌), SK이노베이션(율촌), 롯데케미칼(율촌), ING은행(율촌), 군인공제회(율촌), SM C&C(태평양), 농협금융지주(태평양), 액토즈소프트(정안), 머크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호산) 등의 세금 선고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