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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후퇴' 롯데, 올해는 반등 노린다

  • 2019.02.21(목) 16:54

[5대그룹 리그테이블]⑤
롯데쇼핑과 케미칼 '뒷걸음질'…올해는 달라질까
신동빈, 올해 사상 최대 12조 투자…재정비 박차

지난해 롯데그룹은 말 그대로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다. 신동빈 회장의 부재와 중국 사드 보복의 여파로 '현상 유지'조차 만만치 않았다. 그룹의 양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의 실적이 주춤한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호실적을 기록하긴 했지, 여전히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신 회장은 8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복귀했다. 롯데그룹은 이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올해 전망은 엇갈린다. 오너의 복귀로 그룹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의견도 있다.

◇ 롯데쇼핑 4분기 '어닝쇼크'…올해 전망 엇갈려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17조 8208억원으로 전년보다 0.6% 줄었고, 영업이익 5970억원으로 25.5%나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902억원으로 54.6% 급감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부진은 우선 일회성 요인이 컸다. 중국 청두HK 복합쇼핑몰 관련 일회성 손실 922억원과 국내외 백화점 구조조정 비용 654억원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연간 영업이익은 6955억원으로 전년보다 6% 감소했고, 4분기의 경우 1817억원으로 32.1% 줄어든 수준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부문이 부진했다. 백화점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 4248억원으로 전년보다 7.4% 늘었다. 반면 할인점은 84억원으로 79% 줄었고, 전자제품 전문점인 하이마트 역시 1865억원으로 10%가량 감소했다. 롯데슈퍼의 경우 지난해 6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50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는 전반적인 국내 소비경기 악화로 국내 굴지의 기업들조차 어려움을 겪은 시기였지만 백화점은 4분기 기존점 조정 영업이익이 8.6% 신장하는 등 비교적 선방했다"며 "올해는 점포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경쟁력 확보, e커머스 강화 등으로 롯데쇼핑의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인 국내 소비 침체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 추진, 온라인으로 시장 전환 추세 등이 올해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탓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중국 백화점 관련 구조조정 비용이 추가로 집행될 수 있고, 국내 중소형 백화점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정 부분 손실 발생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백화점의 영업이 비교적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마트와 슈퍼, 하이마트 등은 향후 실적 부진 폭을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 롯데케미칼 '주춤'…신동빈 회장, 조직 재정비 '속도'

롯데그룹의 다른 한 축인 롯데케미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내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몸집을 키웠지만 수익성은 되려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6조 5440억원으로 전년(15조 8745억원)보다 4.2%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 9685억원으로 전년(2조 9297억원)보다 32.8%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특히 영업이익이 국내 화학업계 맞수인 LG화학에 밀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 2461억원이다.

롯데그룹의 다른 상장 계열사 중에선 식품 부문의 롯데칠성이 비교적 선방했다. 롯데칠성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 3465억원으로 전년(2조 2792억원)보다 2.9% 늘었고, 영업이익은 849억원으로 전년(753억원)보다 12.6% 증가했다.

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수익성도 좋은 탄산음료의 성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탄산음료는 최근 배달음식 시장 확대의 영향으로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반면 주류 부문의 경우 맥주의 부진으로 영업적자가 심화하고 있다.

이밖에 롯데푸드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1조 81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0.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79억원으로 2.6% 늘며 비교적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의 부진 속에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복귀한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조직 재정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일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호텔롯데와 일본 제과부문 기업공개(IPO) 등 미뤘던 과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함께 롯데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조원가량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열린 '2019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위기감을 강조하면서 "기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더 공격적인 전략으로 먼저 새로운 영역을 찾고, 기존 플레이어를 제압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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