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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이어 교촌도…'수제맥주' 카드 빼든 이유

  • 2021.05.06(목) 16:28

BBQ·교촌 잇따라 수제맥주 사업 진출
성장성·수익성 높아…신사업 추진 기회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의 수제맥주 시장이 활발하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수제맥주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BBQ가 마이크로브루어리와 손을 잡으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교촌이 LF로부터 인덜지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수제맥주 시장 공략 시도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성장세와 수익성이 높고, '치맥' 등 신사업 기회도 얻을 수 있어서다.

◇ 콜라보 넘어 직접 제조까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LF그룹으로부터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부를 120억 원에 인수했다. 인덜지는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강원도 고성군에 연간 450만ℓ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양조장을 갖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맥주 제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을 통해 자체 생산한 '치맥'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촌에프앤비에 앞서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는 2019년부터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치킨과 잘 어울리는 수제맥주 개발에 나선 바 있다.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는 하우스 비어 레스토랑 '옥토버페스트'의 운영사로 알려져 있는 국내 수제맥주 면허 1호 기업이다.

지난해 제너시스비비큐와 교촌에프앤비 실적 현황.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제너시스비비큐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약 1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비비큐 비어(BBQ Beer)' 6종을 선보였다. 지난 1월에는 제주맥주와 손잡고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에 최적화된 저도주 '프룻 에일'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제너시스비비큐가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제주맥주가 제품개발 및 생산을 담당한다.

제너시스비비큐는 경기도 이천에 자체 수제맥주 생산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이천 공장이 완공되면 제너시스비비큐는 연간 최대 150만ℓ의 수제맥주를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맥주 제조에 필요한 설비는 독일 등 해외에서 개발 중이다. 제너시스비비큐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이천 공장의 최종 테스트를 마칠 계획이다. 향후 주류제조업 면허를 정식 취득한 후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제너시스비비큐 관계자는 "입국자 격리 기간 운영으로 장비 제조사 현지 직원이 국내에 들어와 가동 테스트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예정이었던 이천 공장 가동 계획이 현재 연말까지 연기된 상황"이라며 "코로나 후 공장을 본격적으로 점검하고 주류제조업 면허도 취득할 계획이다. 향후 사업이 안정되면 본격적으로 자체 제작한 수제맥주를 납품할 것"이라고 밝혔다.

◇ 수익성·시장 성장성 모두 '합격점'

업계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수제맥주 시장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제맥주를 원활하게 보급할 수 있는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치킨 가맹점 수는 2만 5471개에 달한다. BBQ가 1800여 개, 교촌이 128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BHC, 처갓집양념치킨, 페리카나, 굽네, 네네 등 브랜드가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수제맥주를 만들어 이런 가맹망을 통해 유통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국내 소비자들의 '치맥' 트렌드를 감안하면 높은 시장 호응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수제맥주 판매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업계에 따르면 매장 판매 기준 수제맥주의 마진율은 60% 가량이다. 수익률이 높아 가맹본부와 점주 모두 판매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가맹본부는 케그(맥주통) 등 수제맥주를 생산·보관하는 용품을 수제맥주 판매 희망 가맹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도 있다. 수제맥주 사업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서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높은 성장세는 신사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33억 원 수준이던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80억 원으로 커졌다. 오는 2023년에는 37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최근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 2019년 한·일 무역분쟁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맥주가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되면서 수제맥주가 그 빈 자리를 차지했다. 아사히맥주 등을 수입·판매하던 롯데아사히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73억 원이었다. 불매운동 전이던 2018년에 비해 86% 줄어들었다.

지난해 있었던 주세법 개정도 시장 성장의 이유로 꼽힌다. 수제맥주는 대부분 중·소형 양조장에서 제조된다. 대량 생산되는 제품에 비해 인건비와 재료비 등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가격을 기준으로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존 제도 아래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웠다. 하지만 주세법 개정으로 과세 기준이 용량으로 바뀌었다. 이는 출고가를 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가격 경쟁력 확보는 주요 수제맥주 제조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제주맥주는 주세법 개정 이후 지난해 출고가를 20%가량 낮췄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21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편의점에서도 수제맥주의 인기가 높아졌다. 지난해 국내 주요 편의점의 수제맥주 매출은 적게는 전년 대비 200%대에서 많게는 500% 이상 신장했다.

이에 다양한 브랜드들의 시장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의 수제맥주가 매장 밖으로 확장되기 위한 토양이 이미 깔려 있는 셈이다. 특히 매장·배달 등에서 호응을 얻은 제품을 시장에 유통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은 신규 브랜드 출현, 매장 포화 등으로 가맹사업만으로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돌파구가 필요하다"며 "수제맥주는 사이드메뉴와 함께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외부 채널을 통한 판매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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