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물류 인프라 투자를 통한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로켓배송 지역을 넓혀 물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계산이다.
쿠팡은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곳이 '쿠세권'에 편입됐다고 29일 밝혔다.
쿠팡은 이밖에도 경남 거제·진주와 전남 순천·여수·목포·나주, 충북 음성·증평·진천 등 지방의 여러 시군구 지역에서도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송 역량을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이커머스와는 차별화되는 행보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쿠세권을 확대해왔다.
특히 2021년 미국 증시 상장 이후 2년간 약 2조3000억원(19억 달러)을 미국 시장에서 조달해 한국에 투자했다. 쿠팡이 미국에서 조달해 2년간 한국에 투자한 19억달러는 같은 기간 미국이 한국에 투자한 전체 외국인 직접 투자액(54억6100만달러)의 35%에 이른다.
배송 출발부터 고객의 제품 수령까지 책임지는 독자적인 '엔드투엔드' 풀필먼트 시스템을 강화해 전국 곳곳에 모세혈관같은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지역 경제가 어려움에 놓인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이 대표적이다.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태백산맥 고봉들로 둘러싸인 도계읍은 생필품과 식품 수급에 어려움이 많은 지역이다. 하지만 로켓배송 진출로 한달 고객 주문 건수가 5000건에 이르며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가구들이 많은 작은 신도시에서도 로켓배송의 역할이 크다. 지난해 하반기에 로켓배송을 시작한 경남 사송신도시는 약 7000가구가 입주해 있다. 대부분 신축 아파트로, 생필품과 식품을 구할 곳이 많지 않다. 현재 쿠팡 로켓배송 도입 이후 매일 약 1000여 건이 넘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구가 많은 수도권 배송 강화에만 집중하는 경쟁사들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신도시, 농어촌 지역의 로켓배송을 늘리는 쿠팡의 전략이 중장기적인 충성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은 낮지만 이들이 충성 고객이 됨으로써 향후 수십년 간 쿠팡을 이용할 소비자로 정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쿠팡의 전국 물류망 구축은 기존에 수도권에 국한됐던 로켓배송 혜택을 소외된 지방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 관계자는 "인구 감소 위기에 놓인 도서산간 지역과 소도시까지 로켓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읍면동 지역까지 로켓배송을 확대, 전국 모든 곳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