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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곰' 만나면 완판…K뷰티, 새 성공 공식은 '캐릭터'

  • 2026.03.17(화) 16:46

브랜드-캐릭터 잇는 '흥행 보증수표' 등극
팝업과 굿즈 앞세운 '브랜드 경험' 주력
플랫폼 주도로 확장되는 캐릭터 협업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뷰티 업계가 '팬덤 경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강력한 팬층을 보유한 캐릭터 IP(지식재산권)와의 협업이 MZ세대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며 매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픈런' 부르는 캐릭터 파워

뷰티 업계의 캐릭터 협업은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 니즈에 따라 진화해왔다. 2000년대 초반에는 단순히 제품 케이스에 캐릭터를 입히는 수준이었다. 주로 일본 캐릭터나 디즈니, 마블, 심슨 등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IP를 활용해 기존 베스트셀러 제품에 패키지만 바꾸는 '리미티드 에디션'이 주를 이뤘다. 이는 브랜드 경험이 없는 잠재 고객에게는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존 고객에게는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보조적 수단으로 작용했다.

변곡점은 2010년대 중반 로드숍 전성기였다. 미샤와 라인프렌즈, 이니스프리와 카카오프렌즈 등 국산 캐릭터와의 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협업 상품이 일반 제품보다 5배 더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캐릭터는 구매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특히 VT코스메틱은 BTS와 라인프렌즈가 공동 개발한 'BT21' 캐릭터를 내세워 국내외 팬덤수요를 흡수했다. 그 결과 VT코스메틱의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423% 증가하며 IP가 가진 잠재력을 입증했다.

2020년대에 접어들며 협업은 한 단계 더 정교해졌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체험형 팝업스토어, 전용 굿즈(키링, 파우치) 증정 등 마케팅 방식이 입체적으로 변모했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캐릭터의 한정판 굿즈는 그 자체로 높은 소장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 받았다. 또 팝업 현장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SNS로 공유하는 젊은 층의 놀이 문화와 맞물려 파급력을 키웠다. 실제로 SNS 인기 캐릭터 '가나디'는 지난해 8월 토리든과의 팝업스토어에서 한여름에도 긴 대기 줄(오픈런)을 세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닥터지가 '쫀냐미' 캐릭터를 통해 레드 블레미쉬 제품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닥터지

협업의 대상인 캐릭터 군도 다양해졌다. 산리오, 짱구 등 글로벌 IP는 물론 망그러진 곰, 가나디, 춘식이처럼 SNS에서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국내 창작 캐릭터들이 주류로 떠올랐다. 이들은 캐릭터의 유명세에만 기대지 않고 팬덤과의 '유대감'과 '세계관'을 제품에 녹여낸다.

일례로 아이소이는 '망그러진 곰' 캐릭터를 통해 '장수진' 라인이 망가진 피부를 되돌린다는 메시지를 재치 있게 전달했다. 닥터지는 '쫀냐미' 캐릭터와 함께 주력 크림의 효능을 친근하게 풀어냈다. 아누아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협업해 OST '골든'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을 선보였다. 스킨케어를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재해석하고 광채·보호·회복 중심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굿즈는 소비자들의 소장 욕구를 즉각적으로 자극한다"며 "딱딱할 수 있는 화장품의 성분이나 효능 메시지를 캐릭터의 세계관을 빌려 더욱 유연하고 친근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플랫폼이 주도한다

캐릭터와의 협업이 크게 주목받자 이번에는 플랫폼이 나서기 시작했다. 개별 브랜드가 IP사와 직접 계약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플랫폼이 직접 '판'을 깔고 입점 브랜드들을 참여시키는 모델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는 브랜드사에 마케팅 문턱을 낮춰주는 동시에 플랫폼의 영향력을 극대화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2월 국내 창작 캐릭터 '망그러진 곰'과 대규모 협업을 진행했다. 21개 브랜드가 참여해 119종의 상품을 쏟아낸 이 프로젝트는 홍대 팝업스토어 오픈 전부터 200팀 이상의 대기를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7만원 이상 구매 시 증정하는 한정판 굿즈는 온라인몰 오픈 1시간 만에 전량 소진되며 '완판 신화'를 썼다.

’올리브영 X 망그러진 곰’ 컬래버레이션/사진=CJ올리브영

지난해 7월 진행된 올리브영과 '산리오캐릭터즈' 협업에는 32개 브랜드가 참여해 200여 종의 상품을 선보였다. 해당 기간 참여 브랜드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고객층의 확장이다. 핵심 타깃인 2030 세대는 물론, 10대 고객의 매출이 전년 대비 60.6% 늘어나며 미래 잠재 고객까지 확실히 사로잡는 성과를 거뒀다.

오프라인에서의 집객도 성과를 냈다. '트렌드팟 바이 올리브영 홍대'에서 운영된 산리오 팝업스토어에는 3주간 총 3만3000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산리오 협업 기간 중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이어 12월 '올리브영N 성수'에서 열린 팝마트 팝업스토어는 전체 매출 중 외국인 비중이 70%를 차지해 K뷰티를 향한 글로벌 팬덤의 화력을 보여줬다.

무신사에 단독 론칭된 아이소이X베티붑 '립 트리트먼트 밤'/사진=아이소이

뷰티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무신사 뷰티 역시 '오직 무신사에서만' 볼 수 있는 캐릭터 독점 협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일 아이소이와 협업한 '베티붑' 상품은 3040에게는 향수를, 1020에는 키치한 감성을 전달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캐치! 티니핑'과 손잡고 '무신사 뷰티 어워즈' 1위 제품들을 리미티드 패키지로 재탄생시키며 플랫폼 특유의 기획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캐릭터 협업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브랜드의 가치를 캐릭터의 세계관으로 재해석하는 정교한 전략으로 진화했다"며 "팬슈머(Fansumer)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팬덤을 보유한 IP 확보 경쟁은 향후 뷰티 시장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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