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B2B(기업 간 거래) 면류 시장의 숨은 강자 '면사랑'이 베일을 벗고 소비자(B2C) 시장 전면에 나선다. 33년간 쌓아온 제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냉동면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리 없는 강자
면사랑은 17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여름 면 시장을 겨냥한 B2C 라인업과 브랜드 전략, 차별화된 제면 기술을 공개했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 키워드는 '냉동면'이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TV 광고를 시작한 것도 냉동면 카테고리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면사랑은 1993년 충북 진천에서 설립됐다. 창업 초기 오뚜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사업을 키웠고, 1996년 자체 브랜드 '면사랑'을 선보였다. 면사랑의 출발점은 단순했다. '좋은 면을 만들겠다'는 목표 하나였다.
당시 면사랑은 반죽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한 뒤 장시간 숙성하는 '다가수숙성' 공법을 도입했다. 수분이 면 전체에 균일하게 퍼지도록 해 글루텐을 안정화시키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강근석 면사랑 연구소장은 "숙성은 면 제조의 필수 조건"이라며 "숙성을 거쳐야 수분이 평형화되고 글루텐이 안정화돼 매끄르고 쫄깃한 식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사랑의 경쟁력은 단순히 면 제조에 머무르지 않는다. 면과 소스, 고명을 하나의 연구개발(R&D) 체계 안에서 함께 개발해 맛의 균형을 잡았다. 아울러 100년 전통의 이탈리아 파스타 브랜드 '몰리자나' 제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등 글로벌 소싱을 통한 스펙트럼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강 소장은 "면과 소스, 고명을 각각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메뉴로 기획하고 개발한다"면서 "누가 조리하더라도 일정한 완성도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영토 확장
면사랑은 오랫동안 급식, 외식 프랜차이즈, 식자재 유통 중심의 B2B 사업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2018년 창립 25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면사랑은 냉면, 우동, 칼국수, 메밀면 등 전문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소비자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B2C 매출 비중은 아직 10% 미만에 불과하다. 인지도 역시 군대 PX를 통해 제품을 경험한 남성 고객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면사랑은 올해를 'B2C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타깃을 '3040 여성 및 주부층'으로 전면 수정했다. 최근 처음으로 선보인 TV 광고도 같은 맥락이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올여름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경험하는 '여름면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우동을 중심으로 한 겨울 캠페인도 선보일 예정이다.
B2C 제품 라인업도 대폭 확대했다. 냉우동, 냉메밀소바, 회냉면, 여름냉쫄면 등 면·소스·고명이 모두 포함된 프리미엄 밀키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100% 양조간장과 직접 우려낸 가쓰오부시 육수, 고온·고압 압출 공정을 적용한 쫄면 등 전문점 수준의 맛 구현에 집중했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저당·건강면 브랜드인 '누들해시' 제품도 가정용 크기에 맞게 축소해 새롭게 선보인다.
유통 채널도 점차 확장되고 있다. 그동안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해왔지만 최근 전국 롯데마트 입점을 완료했다. 향후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대형 창고형 할인점 입점도 추진 중이다.
이제 이름 알릴 때
과거 대기업 OEM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독자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최근 오뚜기와의 거래를 둘러싸고 중소벤처기업부와 법적 분쟁을 겪으면서 자체 브랜드 육성이 장기 성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미라 면사랑 커뮤니케이션부문장은 "오뚜기와의 거래는 기존에 해왔던 물량 수준으로만 유지하고, 앞으로는 면사랑 자체 브랜드를 활성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일본 법인을 통해 여름면 제품을 현지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트레이더 조,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 채널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바이 식품 전시회에도 참가하는 등 미주, 유럽, 동남아, 중동 시장 확대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 부문장은 "면사랑의 목표는 건강한 면 식문화를 확산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과 차별화된 제면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