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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점심 월드컵', 무알코올이 살렸다

  • 2026.06.22(월) 15:18

월드컵 개막 후 치킨·편의점 매출 크게 늘어
무알코올에 치킨 곁들이는 등 점심 마케팅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린 12일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사진=BGF리테일

이달 초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편의점과 치킨 프랜차이즈 등이 낙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오전에 경기 시간이 집중되면서 월드컵 효과가 없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월드컵은 월드컵'임을 증명하는 모양새다. 이에 맞춰 기업들도 평소보다 이르게 배달을 시작하거나 낮 시간대에 맞는 제품군을 할인 행사하는 등 '점심 월드컵'에 맞춘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축구엔 치킨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1차전이 열린 지난 12일 오전. 전국의 치킨집들은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주문을 기다렸다. 평일인 금요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경기인 만큼 기대치는 높지 않았지만 '그래도 월드컵인데'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주문 수는 전년 대비 65.4%, 전주 금요일 대비 51.5% 늘었다. 경기 시작 직전인 10~11시 주문 수는 전주 대비 90% 넘게 늘었다. 특히 치킨의 경우 주문량이 875% 급증하며 전체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9일 오전, 만석이 된 BBQ 압구정신구점 전경/사진=제너시스BBQ

체코를 상대한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2차전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1차전 때까지만 해도 '오전 장사가 되겠냐'던 매장들도 합류했다. 제너시스BBQ에 따르면 1차전이 열린 12일 50%대였던 조기 운영 매장 비율은 2차전이 열린 19일엔 70% 이상으로 늘었다. 

앱 주문 시간을 오전 8시부터로 앞당겨 이른 시간대 배달·포장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주요 핵심 상권 매장의 경우 직장인 단체 예약을 중심으로 운영한 게 주효했다. 오피스 상권인 여의도역점을 배달·포장 전용으로 운영해 150마리의 주문을 확보한 게 대표적이다.

노랑통닭 역시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봤다. 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출이 전주 대비 4배 이상 늘었고 전체 일매출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9일에도 같은 시간대 매출이 평소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특히 평소 치킨 주문이 집중되는 저녁 시간대와 달리, 오전과 점심 시간대 주문이 늘면서 전체 일매출도 배 가까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무알코올 월드컵

치킨과 함께 대표적인 월드컵 수혜주인 주류 기업들은 무알코올 맥주를 앞세워 위기 탈출에 나섰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오비맥주의 경우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광고 구간에서 카스 대신 배우 백현진을 기용한 카스 제로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무알코올 맥주 판매가 급증했다. CU에서는 지난 19일 기준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전일 대비 50% 늘어나며 전체 카테고리 중 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 이마트24에서는 체코전이 열린 12일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62% 늘었고 멕시코전이 열린 19일에도 45% 증가했다.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전체 무알코올 맥주 매출 역시 48%나 늘었다. 

직장인을 중심으로, 점심시간에 편의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샌드위치나 삼각김밥, 즉석치킨 등으로 간단한 식사 후 무알코올 맥주로 '월드컵 기분'을 냈다는 분석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평일 낮 시간에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오피스가,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응원 열기가 더해지며 매출이 평소보다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에 송출된 카스 제로 광고/사진=오비맥주

다만 2차전 이후로도 '월드컵 효과'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우선 32강 진출이 걸린 남아공과의 3차전은 목요일(2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앞선 두 경기가 모두 금요일 오전 11시 경기였기 때문에 점심시간 시청이 용이했던 것과 달리 3차전은 점심시간 즈음 경기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다시 '무알코올'의 시간이다. 대한민국이 속한 A조의 경우 멕시코가 조 1위를 확정했다. 대한민국은 남아공전 결과에 따라 2위나 3위가 가능하다. 2위로 32강에 진출할 경우 B조 2위와 29일(월요일) 새벽 4시에 맞붙는다. 3위로 올라설 경우 다음날인 30일(화요일) 새벽 5시 30분 킥오프다. 16강 이후의 모든 경기들도 새벽 2시~6시 사이에 열린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브라질과 맞붙은 16강전이 새벽 4시 경기였다. 당시 편의점에서는 잠을 쫓기 위한 에너지드링크, 사탕, 껌 등과 함께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이 급증한 바 있다. 이번에도 32강에 진출하면 새벽 경기 시청을 준비하기 위해 전날 무알코올 맥주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번 월드컵은 이제 막 떠오르고 있는 무알코올 맥주 트렌드가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가 8000억원 이상인 만큼 1000억원 이하인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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