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올해 경영전략으로 고객 중심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고객 접점의 최전선인 영업 채널과 니즈에 부합한 상품 개발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들은 지난 주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임직원들에게 올해 전략을 발표했다. 경영전략회의에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특히 강조한 것은 고객과 혁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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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의장도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고객가치 중심의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자고 주문했다. 신 의장은 "고객의 숨은 니즈와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을 파악하고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를 개발해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며 "고객경험 개선을 위한 영업·마케팅 혁신을 가장 잘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 역시 시장지배력 확대,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구본욱 KB손해보험 사장은 올해를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디자인하는 해'로 삼고 △성공의 도미노 문화 확산 △변화와 혁신의 일상화 △고객중심경영 실행체계 조기 완성 △미래 성장동력 확보 △리더중심 조직 문화 변화 관리 지속 △변화 공감대 형성 및 제도적 장치 보완을 제시했다.
정문철 KB라이프는 사장은 슬로건 'UP3 Together(업쓰리 투게더)'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Jump-Up(점프업·시장지배력 확대) △Value-Up(밸류업·고객에게 새로운 가치 제공) △Speed-Up(스피드업·빠른 실행력)을 제시했다.
보험사 CEO들이 경영전략회의에서 내놓은 메시지는 신년사 때 던진 화두와 다르지 않다. 보험사 CEO들은 이달 초 신년사에서도 고객 중심 경영이라는 큰 틀을 바탕으로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말 보험사 CEO 34명(생명보험 18명·손해보험 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판매채널 경쟁력 확보와 신상품 개발 등 고객과 당장 관련이 깊은 영역이 가장 중요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보험사 CEO들은 경영전략 측면에서 보험영업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들은 경영전략 수립 시 '판매채널 경쟁력 확보(30%)'와 '신상품 개발(24%)'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신사업 추진(3%)과 해외시장 진출(3%)에 응답한 CEO 비중은 낮았으나, 건강관리서비스(28%), 간병 및 요양서비스(28%) 등 건강과 관련된 사업영역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혁신을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보험산업의 혁신 수준이 '대체로 낮다'고 평가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 CEO 중 절반은 '혁신 수준이 낮다(50%)'고 답했으며 그 외 CEO는 '보통(44.1%)'이라고 답했다. 혁신을 저해하는 원인으로는 △영업경쟁 중심의 국내사업(33%) △규제로 인한 자율성 부족(31.8%) △수익창출에 대한 불확실성(16.9%)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보험산업의 소비자 신뢰와 혁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영업 중심 경쟁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 기반 마련, 사업모형 전환 고민 등이 더욱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분석실장은 "보험영업에 더 높은 경영 우선순위를 두는 전략은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험산업의 소비자 신뢰와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정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수요를 창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존 보험영업에서 확장해 새로운 성장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신사업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