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 아무리 처벌을 강화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점을 강조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또 인구 고령화로 인해 고령층 운전자들의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죠.
특히 음주·고령자 운전자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피해 등 사고의 심각성이 훨씬 크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런 이유로 음주·고연령 운전자를 '고위험 운전자'로 분류하고 고위험 운전자 사고를 막기 위한 세밀한 대책 마련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강력한 규제와 함께 국민 대다수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교통사고 중 음주운전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3%에서 2023년 6.6%로 감소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가 크게 줄어든 것은 다행인 상황이라고 보여지는데요. 다만 일반 교통사고 대비 사고 피해가 심각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2010~2022년 음주사고는 10건 당 부상자 수가 16~18명, 사망자 수는 0.1~0.3명입니다. 일반 교통사고는 부상자 수 14~15명, 사망자 수는 0.1~0.2명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사망과 부상자 발생 가능성이 더 높은 셈이죠.
이번에는 고연령 운전자 사고 추이를 살펴볼까요. 연령별 교통사고 비중은 20세 이하가 1.04건, 65세 이상은 0.9건입니다. 저연령 다음으로 고연령 운전자 사고가 많은데요.
주목할 부분은 연령별 운전면허 소지자 현황을 보면 50세 이상이 증가 추세라는 점입니다. 50세 미만 운전면허 소지자 비중은 2019년 대비 2022년 기준 모두 감소하는데 반해 인구 고령화로 50세 이상은 모두 증가했습니다. 고연령 운전자가 늘어나는데, 이들의 사고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음주와 고연령 운전자 등 고위험 운전자 사고를 막기 위해 주요국들도 처벌 강화(음주운전)와 새로운 규제 등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처벌수위를 지속적으로 강화면서 음주운전이 크게 감소했고, 미국은 차량 몰수와 압수를 비롯해 상습범에는 처벌 규정을 차등화해 적용하고 있는데요. 캐나다는 10년 동안 음주운전 3회 적발되면 평생 면허가 정지되고 시동잠금장치와 차량 압류 등이 적용됩니다.
우리나라도 음주운전 방지를 위해 처벌 규정을 높이고 있는데요. 음주운전 판단 기준도 다른 나라보다 엄격한 편이고 최근에는 자동차 압수와 몰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 등도 시행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고령층 운전자는 점 더 세밀한 대책이 필요한데요. 고령층 운전자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이들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는 까닭이죠. 미국과 호주는 고령자 건강상태에 의문이 생기면 운전면허를 재심사하고 제한적으로 면허 발급을 허용합니다.
일본은 고령 운전자에 서포트카S(비상자동제동장치, 페달조작오류 급발진 억제장치 등 기능을 갖춘 고령자 특화 차량)만 운전이 가능한 한정면허를 신설했다고 합니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운전경력증명서' 발급과 함께 실버패스를 통해 대중교통은 물론 택시요금 할인과 마트 무료배성 서비스, 예금금리 우대 등 지원책을 마련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자체별로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반납 혜택을 다양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에 논의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 재발 방지를 위한 처벌 강화 등이 정착되도록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고령 운전자에 대해선 엄격한 정책보다 포용적인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이런 가운데 자동차 보험을 활용해 음주·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자동차 보험은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국민 보험 중 하나인데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동차 보험 가입 대수는 2565만대에 달합니다.
국내에선 음주사고 가해자의 자기 차량 손해는 보상하지 않지만 운전자의 신체사고는 보상해주고 있다는데요. 또 미국은 음주운전 시 28~159% 수준의 높은 보험료 할증을 부과하는 반면 국내는 초범 시 9%, 재범은 12%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에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 규정을 강화하고 보험료 할증률을 대폭 높여 음주운전 빈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고려할 수 있다"며 "고령자에 대해선 기존 자동차보험 특약 가운데 대중교통할인 특약과 비상제동장치 등 첨단안전장치 탑재 차량에 대한 특약 할인율 확대 등도 구상해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자동차보험을 통해서도 음주·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일 수 있다면 보험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역할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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