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유가 대응책으로 '차량 5부제' 참여자에 대한 자동차보험료 환급 특약 도입을 추진하면서 보험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품 설계뿐 아니라 앱(애플리케이션) 개발, 운행 정보 확보까지 떠안게 되면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제4차 회의를 열고 '차량 5부제' 참여자에게 자동차보험료 2%를 환급하는 특약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특약은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차량 5부제 특약에 가입하고 5부제를 준수하면 보험 만기 시점에 참여 기간을 반영해 보험료 일부를 환급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연간 자동차보험료로 70만원을 납부한 가입자가 1년간 특약을 유지할 경우 만기 시 약 1만4000원을 환급받는 셈이다. ▷관련기사: 5부제 특약, 자동차보험료 연 2% 환급…'보험료 70만원때 1만4천원'(4월27일).
보험사들은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운영 단계에서의 난관을 호소하고 있다. 핵심은 운행 여부 검증이다. 금융당국은 전용 운행기록 앱(가칭)이나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했지만, 상품 출시 시점으로 제시된 5월 18일까지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앱으로 검증? "실행 안 하면 그만"
우선 전용 앱 개발 자체가 부담이다. 짧은 기간 내 개발과 배포를 완료해야 하는 데다 유지·보수 비용까지 감안하면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상품 출시 시점보다 앱 개발이 늦게 되면 공백 기간 동안 특약 가입자의 5부제 준수 여부를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지도 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현장에서]차보험료 5부제 할인 '덜컥' 발표…운행여부 확인 어떻게?(4월8일).
블루투스 기반 운행 기록 방식도 한계가 뚜렷하다.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동해 주행 여부를 자동 기록하는 방식이지만, 운전자가 블루투스를 끄고 운행할 경우 이를 차단할 방법이 없다. 사실상 이용자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커넥티드카 활용 역시 제약이 따른다. 차량 출고 후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되지만 이후에는 월 이용료(1년 약정 시 월 5500원 수준)가 발생한다. 이미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인 일부 가입자를 제외하면 추가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어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내비게이션 앱 데이터 활용 방안도 거론되지만 플랫폼 사업자가 해당 정보를 제공할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데이터 연동이 가능하더라도 이용자가 해당 앱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검증 공백이 발생하는 구조는 동일하다.
결국 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더 어려운 문제로 남는다. 각 보험사가 자체 앱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나, 표준화되지 않은 데이터는 객관성 확보가 어렵고 자체 앱이 없는 보험사도 있어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모럴해저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정 요일에 실제로 운행했음에도 이를 숨기거나 기록을 회피할 경우 보험료 할인만 적용받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적자인데…2400억원 추가 환급 '부담'
업계의 재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2개 보험사의 합산 영업손실은 708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5부제 특약으로 연간 보험료의 2%를 환급할 경우 업계가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할 금액은 약 2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손해율 역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5%로 전년 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도 1~3월 기준 주요 5개 손해보험사(삼성·현대·KB·DB·메리츠)의 평균 손해율은 85.2%로 전년 동기(82.5%) 대비 2.7%포인트 올랐다.
보험사들은 이미 수익성 방어를 위해 지난 2월 1.3~1.4% 수준의 보험료 인상에 나섰지만, 5부제 특약이 도입될 경우 추가적인 손해율 관리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할인 정책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자동차보험 '8주룰' 지연·5부제 할인 특약…손해율 더 악화?(4월17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앱이나 커넥티드카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새로운 앱을 개발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검증 방안이 마련되더라도 모럴해저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