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3연임' 제한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내 '부패한 이너서클' 지배권 행사를 비판한 지 7개월 만에 내놓은 해법이다. 두 차례 임기를 채운 회장은 경영 성과나 주주의 선택과 무관하게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법에 못 박겠다는 것이다.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 당국이 지적하는 건 회장과 가까운 인사들로 이사회가 꾸려지고 그 이사회가 다시 차기 회장 인선을 좌우하는 악순환이다. 더 큰 문제는 이사회도 내부 조직도 회장을 견제하지 못한 채 회장 중심의 권력이 '참호'처럼 굳어진다는 데 있다. '셀프연임'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회장을 6년마다 바꾼다고 이같은 문제가 해소된다는 보장은 없다. 기간이 짧아지는 만큼 이를 더욱 공교히 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 직함만 바꾼 전임자가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려는 시도 또한 마찬가지다. 3연임을 못하게 한다고 이런 영향력까지 끊어낼 수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
오히려 책임경영을 약화할 우려가 커졌다. 6년이 결코 짧지 않지만 퇴임 시점이 미리 정해지면 두 번째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레임덕과 단기 실적주의가 심해질 수 있다. 투자 부담과 위험은 임기 중 떠안고 결실은 후임자 몫이 되는 상황에서 과감한 인수합병(M&A)이나 글로벌 사업에 뛰어들 회장이 몇이나 될지도 의문이다. '무리하지 말고 임기만 채우자'는 선택이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 이게 금융당국이 원하는 것일까.
물론 차세대 후계자 육성과 세대교체가 필요한 금융지주라면 3연임 제한이 이를 앞당기는 효과는 낼 수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연임이 반복되면 차세대 리더십도 골동품이 된다"고 지적한 것처럼 회장이 오래 자리를 지킬수록 후계 후보들이 경영 전면에 나설 시점도 뒤로 밀린다.
당초 대안으로 거론된 주총 특별결의 역시 올해 연임한 진옥동·임종룡·빈대인 세 회장이 모두 기준을 훌쩍 넘긴 만큼 되레 3연임에 정당성만 보탤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세대교체 필요성과 시기까지 법으로 일률적으로 정할 일인지는 별개다.
당국은 CEO 승계 절차 개선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도 추진한다. 그런데 이것도 새로운 처방은 아니다. 그간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법도 고쳤지만 회장 선임·연임 때마다 후보 검증 공정성과 이사회 견제 기능을 둘러싼 논란은 반복됐다.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존 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당국도 문제 해법을 잘못 짚어온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장기 집권 폐해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임기를 잘라내는 것만으로는 금융지주 내 권력 재생산을 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