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일반의약품 여드름 치료제 시장이 특정 성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여드름 치료제의 주요 성분인 과산화벤조일 시장이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간 공급이 중단됐던 태극제약의 '파티마겔'이 재출시된 영향이다. 실질적으로 유통되는 제품이 사실상 두 품목에 불과해 단일 제품의 공급 변화가 시장 전체 규모를 좌우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과산화벤조일 성분 국내 유통 제품 단 2개
8일 의약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비알피인사이트에 따르면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 여드름 치료제인 과산화벤조일 성분의 올해 1분기 총 매출액(약국 유통액)은 3억5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다.
표면적으로는 여드름 치료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파티마겔 공급 재개에 따른 영향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 생산 중단으로 발생한 주문 수요가 올해 1월 공급 정상화와 함께 집중되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이다. 실제 1분기 매출액 가운데 약 2억2000만원이 1월에 발생했으며, 이는 전체의 62%를 차지한다.
문제는 국내 시장 구조다. 과산화벤조일은 여드름을 유발하는 균을 감소시키고 모공 내 각질을 제거하는 대표적인 여드름 치료 성분이다. 항생제와 달리 내성 발생 위험이 낮아 미국 피부과학회(AAD) 가이드라인에서도 여드름 1차 외용 치료제로 강력 권고된다.
이처럼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핵심 치료 성분으로 평가받지만 국내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유통되는 제품은 파티마겔과 아크덤겔 두 품목뿐이다.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여드름 치료제 시장에서 일반의약품 과산화벤조일 성분은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제품 수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파티마겔' 공급 재개…전체 시장 매출 급등
이 때문에 특정 제품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면 카테고리 전체가 영향을 받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실제 파티마겔은 2002년 허가를 받아 출시된 장수 품목으로 오랜 기간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원료 수급 문제로 약 5개월간 생산과 공급이 중단됐다. 이후 원료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올해부터 정상 생산 및 공급이 재개됐다고 태극제약은 밝혔다.
파티마겔의 유통액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월 수십만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공급 재개 직후인 올해 1월에는 1억4800만원으로 급증했다. 수량 기준으로도 올해 1월 유통량은 3만7760개를 기록하며 직전 6개월 누적 판매량을 웃돌았다.
단일 제품 공급 변수에 흔들
이번 사례는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보여준다. 과산화벤조일 시장은 사실상 두 품목이 대부분의 수요를 담당하고 있어 특정 제품의 공급 변화가 시장 전체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파티마겔의 생산 중단 기간에는 시장 규모가 급격히 위축됐고, 공급 재개 이후에는 매출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약국 현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품절로 제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재고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수급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된 모습이다.
서울의 한 약사는 "과산화벤조일은 내성 우려가 적어 꾸준히 찾는 수요가 있는 성분이지만 국내에서는 실제 판매되는 품목이 많지 않다"며 "파티마겔이 다시 공급되면서 약국가에서도 재고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