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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르포]①날선 질의 쏟아진 삼성전자 주총

  • 2021.03.17(수) 17:55

삼성전자 주총 첫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
코로나19 강력 방역 속 900명 주주 직접 참석
'파운드리 경쟁력', '노트 단종설' 등 질의응답

삼성전자가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17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 [사진=김동훈 기자]

[수원=김동훈 기자, 백유진 기자] "에스컬레이터 올라가실 때 간격 유지 부탁드립니다." 17일 오전 8시30분,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 앞은 손님인 주주보다 진행요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선뜻 입장하기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주총 시작까지 30분 남은 상황인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방역 조치가 강력하게 시행된 때문이기도 했다.

주차장이나 건물 입구에서 주총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모든 입구에서 발열 측정과 코로나 관련 문진,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이어졌다. 주총 안내를 맡은 직원은 "주주 여러분이 입장할 때부터 주총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이중 삼중의 방역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며 "수원컨벤션센터는 지난 2주 동안 매일 방역 조치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17일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 풍경. [사진=김동훈 기자]

삼성전자는 코로나 속 주주 편의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주총을 중계했다. 지난 16일까지 온라인 중계 시청을 원하는 주주를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았다. 다만 의결권 행사가 실시간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은 아니었다. 주주총회를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것은 주총 출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현장에 참석하지 않고 의결권 행사를 하려는 주주는 미리 전자투표를 하거나 대리인에게 의결권을 위임했다.

처음 시행된 온라인 중계는 대체로 매끄러웠다. 간혹 질문이 업로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영상을 시청할 때 끊김 현상이나 화질 저하 문제는 거의 없었다. 스크린 하단에는 수화통역사를 배치하는 배려도 있었다. 특히 중계 영상 하단에 주주들의 사전 질문 목록과 함께 시청 중 질문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마치 아프리카TV나 유튜브를 시청할 때 진행자 상대로 질문을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주총 오프라인 현장에는 9시 정각 시작 시점에는 475명에 불과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최대 900명에 달하는 주주들이 모였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1000명가량이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관심이다. 온라인으로 시청한 주주 수는 삼성전자가 따로 집계하지 않았다. 많은 주주들이 참석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엄격하게 지켜졌다. 주총장 내부 좌석은 2미터 당 하나의 좌석이 자리했고, 이는 지정 좌석제로 운영됐다.

17일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주주들은 삼성전자가 제공한 추가 마스크와 휴대용 손 세정제도 받았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발언할 때 쓰는 마이크와 덮개도 매번 교체하고 소독했다. 주총을 진행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과 김현석 사장(CE 부문장), 고동진 사장(IM 부문장)도 발언할 때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주최 측이 사업 부문별 경영현황을 발표할 때 주주들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관련 현안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예컨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대만 업체를 언제까지 따라잡을 수 있는지,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대표적이다.

김기남 부회장은 파운드리와 관련 "삼성전자가 캐파(생산능력)와 고객 수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 캐파는 효율적인 투자를 통해 적기에 마련해 격차를 줄여나가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무선사업을 담당하는 고동진 사장은 "S펜이 탑재된 갤럭시S 시리즈가 올해 나왔기에 올 하반기 갤럭시 노트 출시는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내년부터는 지속 출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산업재해를 경험했다는 주주가 주장한 반도체 작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 등의 질의도 나왔다. 김 부회장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온라인으로 접수된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도 이어졌다. 다만 "비메모리 사업의 전략은 무엇인가"와 같이 대체로 두루뭉술한 질문을 소개하거나 앞서 나온 질문이라며 넘어가는 경향이 엿보였다. 온라인에서 나온 부정적인 내용의 질문은 현장에서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주주인 기자가 온라인 주총에서 질문을 남기자 '주총과 관련성 높은 질의사항 위주로 답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는 문구가 뜨기도 했다. 이같은 발표와 질문이 이어지며 주총은 1시간 20분이 훌쩍 지나고 있었다. 관련기사☞ [온&오프 르포]②'이재용 해임' 주장에 주주들 공방도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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