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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세아제강, 나는 세아베스틸

  • 2021.08.20(금) 11:13

[워치전망대]
2Q 영업익 세아제강 363억, 세아베스틸 939억
부진 겪은 베스틸, '구조조정+특수강' 효과

지난 2분기 세아그룹의 실적은 '뛰는 세아제강 위에 나는 세아베스틸 있다'로 요약된다. 강관(파이프)을 만드는 세아제강이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해서 보여주고 있다면, 특수강을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세아베스틸은 작년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는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두 곳의 실적은 늘 비교 대상이다. 3세대 사촌경영 체제인 세아그룹은 이태성 부사장이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을,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을 각각 이끌고 있다. 올해 2분기엔 세아가(家)의 장손 이태성 부사장의 경영성과가 돋보인 셈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prtsy201@

세아제강 이익률 10% 돌파

지난 2분기 세아제강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8.3%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0%를 넘겼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21억원으로 작년 한 해 수준(536억원)에 육박한다. 

강관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진입장벽이 낮아 군소업체가 난립해있고 중국산 저가 제품이 쏟아지는 만성적인 공급과잉 시장이다. 

이 같은 레드오션에서 두 자릿수 이익률을 거둔 비결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있다. 풍력발전 하부구조물,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용 대구경 강관(지름이 큰 파이프) 등이 최근 친환경에너지 개발 바람과 맞물려 잘 팔렸다.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유정용 강관도 최근 유가 인상과 함께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여기에 강관 가격까지 인상되면서 회사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됐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내수 판매 호조에 따른 공격적인 가격 인상이 지속됐고, 미국 내수가격 급등이 반영되며 수출 판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세아베스틸, 전기로 가동 줄이고 '극적 반전'

작년과 비교할 때 세아베스틸의 실적은 더 가파르게 개선됐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3.6% 증가했다. 2015년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9.8%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정도로 나쁜 업황을 겪었다. 자동차, 조선, 기계 등 부품에 사용되는 특수강을 만드는 핵심사업이 전방산업의 부진과 맞물리면서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산업에 일부 생산 차질이 있었음에도 불구, 건설중장비 등 기계산업 수요가 호조세를 보였다"며 "철 스크랩(고철) 투입원가가 큰 폭으로 올랐으나 제품 판매단가 인상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추진한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세아베스틸은 전기로 4기 중 1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제강 생산능력은 310만톤(t)에서 210만톤으로 줄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전기로 가동 중단과 동시에 대형 단조용 150톤 전기로 가동률을 끌어올리며 대형 단조 손익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연결 실적에는 세아베스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세아창원특수강도 포함되는데, 이 자회사도 힘을 보탰다. 지난 2분기 세아창원특수강 영업이익은 3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8% 증가했다. 세아베스틸 연결 영업이익의 37%가량이 세아창원특수강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은 세아베스틸이 2015년 세아창원특수강(당시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한 이후 최대치다.

이태성 부사장(왼쪽)과 이주성 부사장

비교되는 사촌경영

이 같은 실적은 경영자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세아그룹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다. 사촌인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이 각각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을 경영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선대 회장의 장남, 이운형 선대 회장 동생인 이순형 회장의 장남이다.

작년까지 경영성과는 이주성 부사장이 앞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속에서 세아제강의 지난해 영업이익(536억원)은 2019년보다 16.7% 증가했다. 반면 이태성 부사장이 이끄는 세아베스틸의 영업이익은 2018년 550억원, 2019년 438억원, 2020년 –33억원 등으로 뚝뚝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세아베스틸(1314억원)이 세아제강(521억원)을 2배 이상 앞질렀다.

주가 시장 평가도 세아베스틸이 우위다. 20일 현재 세아베스틸 주가는 2만6300원 선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5250원선까지 떨어졌던 작년 3월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올랐다. 현재 세아제강 주가는 9만9600원 선으로, 작년 3월 저점(2만7800원)과 비교하면 3배가량 상승했다. 시가총액으로는 세아베스틸(9431억원)이 세아제강(2822억원)보다 3배 이상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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