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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남았다?…LG화학, '알맹이' 키운다

  • 2022.03.04(금) 10:21

'엔솔 81조 보유' LG화학, 시총 38조
전지소재 등 3대 신사업 10배로

알맹이는 빠지고 껍데기만 남았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을 떼어내 기업공개(IPO)를 한 LG화학을 두고 증권업계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성장동력인 전지 사업(LG에너지솔루션)이 빠졌다 하더라도 석유화학 등에서 굳건한 입지를 지키고 있는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지나친 표현이다. 하지만 주가를 보면 '껍데기만 남았다'는 표현이 틀린 말도 아니다. 회사 측은 3가지 신사업을 제시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LG화학 실적은 상승추세 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분할 상장하면서 주가는 하락세다.

지주사 할인 적용하더라도

현재 LG화학 시가총액은 38조원 수준이다. 작년 1월 주당 100만원이 넘던 주가는 현재 54만원선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물적분할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을 자회사로 떼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주가가 얼마나 저평가됐느냐는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가치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은 100조원으로, 이중 81조원 가량이 LG화학 몫이다. 81조원어치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보유한 LG화학 기업가치가 38조원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국내 증시에 통용되고 있는 '지주사 디스카운트(할인)'를 적용해도 '계산'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지주사 할인은 주식시장에서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보다 50% 가량 저평가받는 것을 말한다. 주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경우로, 지주회사가 보유한 사업회사 주식 가치를 절반만 쳐 주는 것이다. 

LG화학에 지주사 할인을 적용해보면 이 회사가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가치 81조원은 40조원 가량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현재 LG화학의 시가총액은 보유중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가치에 지주사 할인을 적용한 금액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제2의 LG에너지솔루션' 나올까

LG에너지솔루션을 떼어낸 후 주가가 지지부진한 LG화학은 또 다른 '알맹이' 찾기에 나섰다. 지난달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신약 등을 3대 신사업으로 제시했다. 3대 신사업 매출을 현재 3조원대에서 2030년 30조원으로 10배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중 핵심은 양극재 등 전지 소재다. LG화학의 전지 사업부를 100조원짜리 기업으로 키운 것처럼 배터리 소재 사업을 제2의 LG에너지솔루션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전지소재 사업 매출은 지난해 1조7000억원에서 올해 2조8000억원(양극재 2조원, 분리막 6000억원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6년 8조4000억원(양극재 6조6000억원, 분리막 1조2000억원 등), 2030년 21조원 등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가 목표다.

LG화학은 고속성장 중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전지 소재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외에 다른 외부 고객을 확보하면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과제는 그룹 내부 거래를 통해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니켈, 메탈 등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 문제도 불안요소다.

LG화학이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 30~40%를 제외한 나머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LG화학은 분할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반발을 의식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70~8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자본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회사가 보유중인 자산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다. 과도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이 오히려 LG화학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셈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서 100조원이 넘는 자회사를 두게 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LG화학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신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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