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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이재용·최태원·정의선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

  • 2022.11.16(수) 16:39

빈 살만, 17일 방한 재계총수들과 차담회
각 그룹의 사우디 협력사업 성과 기대
정부 차원 발표 전까지 비공개될 듯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세계 최고 부자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오는 17일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과 차(茶)담회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떤 유형의 사업 협력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빈 살만 만나는 이재용·최태원·정의선·김동관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차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참석해 사업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9년 6월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했던 때와 다른 점은 LG그룹 측이 차담회 멤버에서 빠지고 한화그룹 측이 참석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업 협력 기회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우디와 사업 관계가 있는 곳 위주로 만난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사우디 상대 수출 상위품목은 △수송기계 △석유화학 △철강 △산업기계 △전기기기 △기초산업기계 △무기류 △고무 △정밀화학 △전자부품 순이다. 삼성전자·현대차·SK·한화그룹의 주요 제품이 대부분 해당된다.

특히 올해(1~8월)는 석유화학·철강·산업기계·무기류 품목 수출이 전년대비 7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K-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과 함께 화장품·즉석 식품도 수출도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장소와 왕세자의 숙박을 담당하는 롯데그룹 측도 롯데케미칼의 사우디 사업 협력이 예고됐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어떤 협력할까

빈 살만 왕세자의 3년 전 방한 때 실제로 사업 협력이 추진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어떤 협력 사례가 나올지 기대감이 모인다. 당시 방한을 계기로 83억달러 규모 양해각서(MOU) 및 계약 10건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와 수소 에너지·미래차 분야에서 손 잡은 바 있다. 

SK가스는 사우디 석유화학기업인 APC와 MOU를 체결한 뒤, 이듬해인 2020년 18억달러 규모 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생산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사우디의 무역 상황을 보면 협력 확대가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사우디가 한국 대상으로 직접 투자한 규모는 누적 기준 20억6600억달러로 집계된다. 전체 외국인 투자금액의 0.51%다.

한국의 사우디 대상 투자는 2015년 13억80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저유가 시대를 맞이하며 점차 감소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는 5100만달러에 그쳤다.

이런 점에서 올해 방한에선 사우디의 5000억달러 규모 신도시 구축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관련 협력에 관심이 더욱 모인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네옴시티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건설 부문은 협력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네옴시티 구축이 사우디의 경제구조에서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 산업 수준을 높이는 '사우디 비전 2030'의 일환인 점을 볼 때 다양한 분야 협력이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지난 11일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을 만나 "농수산업(할랄푸드), 문화산업(게임·엔터테인먼트), 첨단산업(바이오·수소), 스마트시티 등 신산업 분야로 투자 증대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지속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삼성그룹의 경우 빈 살만 왕세자가 그동안 높은 관심을 보인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협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재용 회장은 사업과 별개로 개인적 친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태양광과 방산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우디의 국내 투자는 정유기업 에쓰오일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자회사인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신사업 비중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아람코는 2019년 왕세자 방한 때 2024년까지 6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 발표부터

이같은 투자 및 협력 계획들은 정부 주도의 발표가 나온 뒤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예측하자면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만난 이후 재계 총수들과의 별도 회동이 진행되고, 이후 협력 내용이 공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방한 때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뒤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신동빈 회장을 삼성그룹의 승지원에서 만났다.

현재까진 방한 일정 대부분이 기밀로 다뤄지고 있으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로 구성된 국내 컨소시엄이 오는 17일 사우디 국부펀드와 65억달러 규모의 '그린수소 플랜트' 프로젝트 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MOU 체결 장소에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할 것이란 업계 관측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참석자와 행사 일정은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방한은 국빈급 중요도가 있기 때문에 개별 기업 단위에서 어떤 사업 기회를 밝히는 일은 현재까지는 계획된 바 없다"며 "빈 살만 왕세자와 대통령과의 회동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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