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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DX 생존법'을 찾다

  • 2023.03.06(월) 08:56

창간10주년기획 [DX인사이트]
디지털전환 대중화 속 빠른 걸음
선도기업 1.8배 높은 수익성장률

이미 우리는 단순작업 대체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이 사고와 판단, 실행까지 해주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다. 경제 주체들도 발빠르게 디지털 현상에 대응 중이다. 기존 사업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있다. 기업·업종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전환(DX) 도입은 필수 과제다. 비즈워치는 창간 10주년 기획으로, 우리나라의 DX 현황을 살펴보고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편집자]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몇십 년간 기술 발전은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발전은 비즈니스를 비롯한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쳤다. 디지털 시대에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최신 기술 동향에 대한 적응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된다. 이것이 디지털 전환의 의미이다(이하생략)

오픈AI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GPT에게 '디지털전환을 주제로 기사 써줄래'라고 묻자, 수 초만에 올라온 글이다. AI의 글솜씨가 뛰어나다. 작년말 챗GPT 서비스가 이름을 알린지 불과 3개월여가 지났지만 급성장 중이다. 추정컨대 전세계 사용자는 수 억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챗GPT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존재한다. 팩트와 다르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GPT가 우리사회에 던져준 시사점은 크다. 지금껏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단답형·명령형 위주였다면 이제는 대화형·교감형으로 진화한다는 점이다. SF 영화속에서 봤던 교감하는 AI가 현실화되는 단계다. 

챗GPT가 수초만에 작성한 글 화면 / 자료=챗GPT

일상서 매순간 느끼는 DX

챗GPT가 아니라도 우리 삶은 이미 디지털전환(DX) 속에 빠져있다. 한 직장인의 일상을 구상해 봤다. 

오전 6시30분. AI스피커의 알람소리에 맞춰 침대에서 일어난다. 샤워 후 옷을 입기전 AI스피커에 날씨를 묻고 옷을 고른다. 출근시간대 회사 로비는 엘리베이터 탑승행렬로 가득하다. 이럴 땐 이동층이 비슷하거나 같은 직원들이 가장 먼저 탑승·도착하도록 설계된 AI 시스템이 한 몫 한다. 

오늘은 사무실 창가 좌석을 선택했다. 자리에 앉아 지문인식으로 노트북을 켰다. 중요한 이메일이 도착했다고 AI가 푸쉬 메시지를 보낸다. 자금관리 통합시스템에선 복잡하게 여러 화면을 열지 않고도 자금흐름을 한눈에 파악시켜 준다. 회의시간이다. 디자인팀에선 AI를 활용해 만든 디자인 시안을 들고와 브리핑하고, 마케팅팀에선 AI와 빅데이터를 돌려 만든 미래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생산·설비·구매현황을 진단해 경영계획을 발표한다. 

점심시간엔 식당 테이블 위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고 주문한다. 식사를 마치기 전 커피전문점 앱을 열어 사전등록한 페이(PAY)카드로 주문과 결제까지 완료한다. 커피를 마시면선 내일 아침 챙겨줘야할 아이들 학교준비물을 이커머스에서 주문하고, 증권사 로봇 어드바이저 시스템으로부터 새로운 투자 포트폴리오가 왔다는 메시지를 받고 확인한다. 

일과후 저녁식사까지 마쳤더니 피곤이 몰려왔다. 모빌리티 플랫폼 앱을 통해 식당 앞으로 호출된 택시를 탄 뒤 아파트 현관 앞에서 내렸다. 사전등록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됐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모습인데, 어느 하나 DX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이 없다. AI스피커, 생체인증, AI통합업무시스템, 이커머스, 로봇어드바이저, 자동주문·결제 등이 보편화됐다는 것은 이미 DX를 통해 수익내는 기업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선 'DX는 플랫폼 기업들의 전유물 아니냐', '우린 중소기업, 그것도 전통 제조업인데 DX 한다고 뭐가 달라지냐', 'DX 해봤는데 쉽지 않던데'라는 의견도 낸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은 동일하다. DX는 이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생존을 위해 성공시켜야 할 필수과제다. 

실제로 우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대면근무를 시행했고, 다양한 디지털도구를 업무활동에 도입했다. 정도의 차이일뿐 모두가 DX를 경험한 셈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2년치에 해당될 만큼의 디지털전환이 두달만에 완성됐을 정도"라면서 DX 속도감을 표현했다.  

기업의 DX 무한도전

데이터팀 교육을 듣고 있는 NC 선수단 / 사진=NC다이노스

2011년 창단한 NC다이노스. NC다이노스에는 'D-라커(D-Locker)'라는 전력분석 시스템이 있다. 엔씨소프트가 게임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든 시스템으로 AI·빅데이터를 통한 전력분석이 장점이다. 

NC다이노스는 2013년 시스템 도입 당시부터 코치·선수들에게 지급한 태블릿을 통해 전력분석 영상과 보고서를 제공했다. 영상자료엔 슬로우 비디오(느린 화면) 기능까지 추가해 세밀한 분석을 공유했다. 반복적인 이미지 트레이닝과 자신과 상대의 장단점을 선수 스스로 연구하도록 도왔다. NC다이노스 관계자는 "데이터를 숫자 그 자체로 보여주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바꿔 제공, 선수들이 미묘한 차이가 가져온 변화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NC다이노스는 밑단에서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AI를 통해 전력분석 자료를 가공했다. 선수 출신의 기존 전력분석팀과 비선수 출신의 분석가를 한데 묶어 데이터팀으로 통합했고, 전문가의 선수단 멘토링 자료도 모았다. 그 결과물이 2020년 우승이었다. 데이터 야구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젠 너무나 일상화되어 활용중인 스타벅스 사이렌오더도 DX 성공사례다. 스타벅스는 전통적인 오프라인매장 판매방식에서 사이렌오더 시스템을 만들어 모바일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는 단순히 비대면 서비스 추가가 아니다. 사이렌오더에 스타벅스 페이를 도입, 선결제 카드 및 쿠폰 구매를 유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가 2017∼2021년간 고객으로부터 받은 선불충전금 규모는 8769억원이었다. 또 2021년 기준 미사용 선불충전금 2503억원 중 상당액은 재투자돼 금융수익을 안겼다. 커피 판매로 금융투자 수익까지 올린 셈이다. 

DX,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DX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네트워크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업무·생산·영업 방식의 변화를 촉진하거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영문으로는 Digital Transformation(DT) 이지만, 여기에 변화를 뜻하는 X를 붙여 DX라고 표현한다. 

이런 DX를 하면 구체적으로 뭘 얻을 수 있을까. 

DX 성공땐 디지털 기술과 업무수행 방식으로 인해 △생산성이 상승하고 △고객 경험이 개선되며 △새로운 성장의 기회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가능성이 열린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1년 11월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선도기업들은 디지털 후발 기업들에 비해 1.8배 더 높은 수익성장률을 달성하며, 총 기업가치 상승률은 두 배 이상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DX 성공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BCG는 글로벌 895개사를 대상으로 DX 성공결과를 평가했는데, DX 목표를 달성해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룬 기업은 33%에 불과했다. 43%는 가치를 어느 정도 창출했지만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고, 그 결과 장기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나머지 26%는 DX 목표치의 50%에도 도달하지 못해 지속가능한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처럼 DX 실패땐 △대규모 IT 평가절하 △열악한 고객 경험 △성장 및 생산성 기회상실 △경쟁업체의 디지털 어젠다 추진에 따른 귀중한 시간 낭비 △리더십에 대한 심각한 악영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DX를 성공시키려면 어떤 전략을 짜야할까. 기획 시리즈 다음편에서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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