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중심에 있는 MBK파트너스가 최근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LP) 중 한 곳의 출자사업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인공제회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4곳이 선정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최종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단행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MBK파트너스는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GP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자본시장은 물론 정치권의 관심까지 집중되면서 출자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최근 GP 선정을 마치고 이를 개별 통보했다. 3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결성해야 하는 대형 부문에는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선택을 받았고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수령한다.
결성액이 3000억원 이하인 중형 이하 부문에는 큐리어스파트너스와 LB프라이빗에쿼티가 GP로 선정, 각각 300억원을 수령한다. 큐리어스는 최근 국민연금, MG새마을금고 등 출자사업에 이어 이번에도 승전고를 울렸고 LB PE는 지난 7월 산업은행의 혁신산업펀드 GP로 선정된 이후 두 번째로 자금을 출자받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LP 출자사업에 적극 지원했던 MBK가 이전까지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다 고려아연 사태 이후에 쓴잔을 마신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적대적 M&A 사모펀드로 비치면서 이런 정서가 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의 김태현 이사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자금이 적대적 M&A를 통한 경영권 쟁탈에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