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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습격에 안방 뺏긴 석화업계, '반도체' 밧줄 잡고 사투

  • 2026.07.13(월) 06:50

범용 제품 마진 붕괴 대응해 고부가 시장으로 체질 개선
LG화학, 15조 대규모 투자…롯데는 핵심 현상액 증설
SKC도 1조 자금 확보해 차세대 기판 시장 선점 추진

생성형AI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안방을 내준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반도체를 새 먹거리로 정조준하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 수익성이 급락하자 LG화학·롯데케미칼·SKC·OCI 등 주요 기업들은 수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소재·부품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며 고부가 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바닥을 친 화학 업황 대신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대호황에 진입한 반도체 생태계에 합류해 안정적인 고마진 영토를 개척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소재로 사업 축 확장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진 기존 범용 플라스틱 영역을 축소하고 기술 장벽이 높은 반도체 공정 소재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지난달 22일 타운홀 미팅을 통해 반도체를 비롯해 모빌리티, 로봇 소재, 항암 신약을 핵심 미래 사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총 15조원을 투자하며 이 중 약 70%를 해당 미래 산업에 집중시킬 계획이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이 지난 6월22일 타운홀 미팅에서 반도체, 모빌리티·로봇 등 미래 핵심 사업 육성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LG화학

특히 LG화학은 반도체 칩을 쌓고 전기가 통하도록 포장하는 첨단 패키징 후공정 소재에 역량을 모은다. 패키징용 접착제, 열관리 소재, 유리 기판 등을 차세대 무기로 삼아 현재 1조원 수준인 전자소재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롯데케미칼은 자회사 한덕화학을 앞세워 반도체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한덕화학은 지난달 경기도 평택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현상액인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현상액은 반도체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형성할 때 필수적으로 쓰이는 핵심 화학 물질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를 생산하며 글로벌 1위 지위를 가진 한덕화학은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DB하이텍 등 든든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평택 신공장에 총 1300억원을 투입했으며 내년 하반기 상업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부품부터 기초 원료까지…공정 전반 영토 확장

SKC의 경우 자회사들을 전면에 내세워 고부가 정밀 부품과 차세대 반도체 공정의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사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차세대 부품인 유리 기판이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유리 기판 샘플을 생산하며 글로벌 고객사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SKC는 지난 5월 유상증자를 단행해 1조1671억원을 조달했으며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을 유리 기판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 R&D 및 팹(공장) 가동 비용으로 배정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최종 불량 여부를 검사할 때 사용하는 소모성 부품인 테스트 소켓을 제조하는 자회사 ISC도 대규모 증설에 돌입했다. ISC는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외 공장 생산 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OCI 광양공장./사진=OCI

OCI 역시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세정과 식각 공정 소재 전반에서 생산 능력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식각 공정은 화학 용액이나 가스를 이용해 웨이퍼 표면의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작업이다. 

OCI는 올해 3분기 안에 세정과 식각에 쓰이는 고순도 인산 생산 능력을 연간 2만5000톤에서 3만톤으로 확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익산과 광양 공장에서 연간 약 12만5000톤 규모로 생산 중인 과산화수소 설비 가동률도 올 하반기 70%에서 90% 수준까지 높여 웨이퍼 세정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의 핵심 원료인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도 키운다. OCI는 지난해 일본 도쿠야마와 말레이시아 합작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오는 2029년부터 연간 8000톤 규모의 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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