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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마켓 키워드]②`새 투자처 좇아` 그래듀얼 로테이션

  • 2013.12.16(월) 10:40

美 가격부담 `올해만큼`은 힘들 듯..유럽 시장 부각
코스피 2400P까지 전망..대내외 펀더멘털 낙관 '일색'

"지금 미국 증시는 버블입니까?" "아닙니다.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상으로 아직 버블이 아닙니다."

 

자넷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신임 의장 내정자가 지난달 미국 의회에서 가진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옐런은 미국 증시가 굉장이 많이 올랐지만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상 버블 영역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에서 빠져나와 주식을 사면서 지게 되는 위험부담에 상응하는 잉여수익을 뜻한다.

 

하지만 옐런은 주가 강세에 연준의 통화정책이 작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노(No)'라고 답했다. 거품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 상승에 연준이 풀어놓은 유동성이 전혀 기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매킨지도 양적완화의 주식시장 영향이 부풀려졌다는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미국 증시와 통화정책과의 연관성은 내년 미국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주된 변수다. 양적완화 축소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경기회복이라는 호재와 유동성 공급 축소라는 악재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연준이 푼 유동성이 증시를 과도하게 끌어올린 것인지 내년에는 어느정도 판가름이 날 수 있다.

 

◇ 그레이트 아닌 그래듀얼 로테이션?..美보다 유럽 주목

 

올해 미국 증시 강세를 놓고 버블 논란이 뜨겁게 가열됐지만 최근까지도 미국 증시는 빈번하게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11월말 현재 전년대비 22% 상승했다. 1927년 이후 연평균 수익률의 4배에 달하는 오름폭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도 27% 상승했다.

 

▲ 미국 S&P500 지수(출처:NYT)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런 가격 부담에 더해 내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내년에는 미국 증시가 올해만큼 오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S&P500 지수 목표치는 현수준에서 2~5% 가량 상승한 1900선 부근이 점쳐진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는 대신 그 속도는 빠르고 강하기(great) 하기보다는 완만(gradual)할  것이란 얘기다.

 

연준이 내년에도 저금리 기조는 물론 자산매입을 꾸준히 유지하긴 하겠지만 위기 이후 가장 소극적인 태도로 돌변할 수 있다. 미국의 연방 지출이 감소하는 것도 유동성에 부담을 줄 것이란 경고도 많다. 이런 이유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최근 하향 조정했다.

 

이렇다보니 올해 유럽 경제 회복세와 맞물려 유럽 증시가 더 주목받는 모양새다. 유럽의 경우 미국보다는 경제 회복 속도가 확실히 더딜 전망이다. 지난 2분기 유로존 경제는 오랜 경기후퇴에서 빠져나왔지만 이후 성장 속도를 크게 키우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유럽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점 또한 매력이다. 실제로 해외 자금이 밀려드는 기세가 미국보다는 유럽 쪽이 훨씬 더 매섭다. 한동안 유럽을 옥죘던 재정위기와 구제금융 이슈도 잠잠해졌다. 골드만삭스는 재정위기 이후 개혁에 박차를 가한 스페인이 오히려 프랑스나 이탈리아보다 더 투자하기 좋다고 평가했다.

 

◇ 코스피 최대 2400P까지 오른다는데

 

한국 증시는 어떨까. 190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한때 2000선을 재돌파했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1900선에서 새해를 맞이할 모양새다. 연초대비 지수가 꽤 높아졌지만 2000선을 넘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렀다는 인상을 지우긴 힘들다.

 

▲ 코스피 지수와 거래대금 추이

펀더멘털 요인 상으로는 한국 증시는 내년에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세나 완만한 기조의 통화정책은 한국에도 훈풍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게다가 양적완화 축소라는 이머징 전반의 악재도 한국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내년에도 경상흑자를 이어가고 3%대의 성장률을 넉넉히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외 요인뿐 아니라 새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늘어나면서 증시 역시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도 크다.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경기민감주나 성장주들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BS투자증권은 주식시장이 정권 2년차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며 내년에도 비슷한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1988년 노태우 정부 이후 코스피는 각 정부의 집권 1년차 때 평균 27.2% 올랐고 정권 2년차에 평균 32.4% 상승했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내년에 최대 24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스권 상단 중 2200중반은 오히려 낮은 축에 속한다.  지수가 높아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팔짱 끼고 관망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참여해야 시장이 활기를 찾고, 다시 상승세로 이끌어가는 선순환의 단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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