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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마켓 키워드]③고개숙인 금 vs 기세등등 셰일가스

  • 2013.12.17(화) 09:44

`수급 불균형` 금값 추락..내년에도 반등은 어려워
셰일가스, 원자재 시장 변수.."에너지 패권 바꾼다"

올해 원자재의 부진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오랜시간 그들을 무섭게 소화해줬던 이머징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구리, 철광석, 대두 가격이 15%이상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금도 예외가 아니다. 금은 상품으로서의 수요는 물론 귀금속으로서도 매력이 뚝 떨어졌다. 지난 1년간 금값 하락폭은 30%에 육박했다. 30년만의 최대폭이다.

 

금과 뚜렷하게 희비가 엇갈린 원자재는 셰일가스였다. 내년에도 셰일가스에 대한 예찬은 이어진다. 셰일가스개발은 원유 뿐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떨어뜨리고 있다. 원자재 가치만 놓고 볼 때는 그다지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핵심은 원자재 가격이 변하면서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 나락으로 떨어진 금..내년도 명예회복 난망

 

지난 2011년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했던 금값은 올 여름 1200달러까지 떨어졌다. 고점대비 34%에 달하는 낙폭이다. 금뿐만 아니라 금 관련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도 곤두박칠쳤다. 금광업체인 배릭골드는 53% 빠졌고, 금 관련 ETF도 반토박이 났다.

 

▲ 1년간 금 가격 추이(단위:온스당 달러, 출처:NYT)

 

일부 가격을 회복하긴 했지만  금의 치욕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의 매력은 여전히 무한하지만 수요와 공급이라는 논리에서 일단 불리하다. 미국 경제 회복으로 달러가 강세로 가게 되면 금값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오히려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꿈틀대지 않으며 금을 당황케 했던 터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년간 금값 전망을 1110달러로 제시했고 UBS도 촉매가 부족하다며 올해 1325달러에서 내년 목표치를 1200달러로 확 낮췄다.

 

극히 일부에서만 완만한 테이퍼링 속도나 이미 가격이 많이 내렸다는 이유에서 금값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망되는 오름폭은 고만고만하다.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나 미국의 저금리 유지 등은 낙폭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

 

◇ 셰일가스 혁명, 원자재 시장 최대 화두 
 
금이 고전하는 사이 올해 가장 집중조명을 받은 것은 셰일가스다. 셰일가스에 대한 예찬은 올해 내내 계속 이어졌고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전문가들도 셰일가스를 주목하라고 입을 모은다.

 

셰일가스는 모래와 진흙이 단단하게 굳어진 암석을 뜻하는 셰일(shale) 사이에 들어가 있는 가스다. 보통의 천연가스는 추출하기 쉬운 반면 셰일가스는 암석층 사이에서 개발해야 하지만 기존의 천연가스와 거의 유사하고 매장량도 풍부해 제2의 원유로 주목받고 있다.

 

 

▲ 셰일가스 생산량 전망(단위:조평방피트, 출처:하나대투증권)

 

당장 셰일가스가 에너지 시장을 주도할 정도는 못되지만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이미 판도가 바뀌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부(EIA)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32%에 달하며 2040년까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비중은 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이 빠르게 늘어난 덕분에 내년에도 미국의 에너지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미국 성장세에도 힘을 보태며 결과적으로는 양적완화 축소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도 지목될 정도다. 셰일가스 덕분에 미국은 2015년까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동시에 에너지 자급국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중동 중심의 에너지 패권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일대 변혁을 예감케 한다. 에너지 시장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원부국인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년에는 두 국가를 중심으로 400여 곳의 셰일가스 시추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원유시장에서는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달초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한 국가 대표는 셰일가스 혁명이 미국 원유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유가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기존 LNG 업계에도 타격을 주는 등 내년에도 셰일혁명 여파는 꾸준히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최근 하나대투증권은 점진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낮은 물가가 유지되는 리플레이션 뒤에는 미국의 에너지 혁명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재용 연구원은 "대부분의 국가가 에너지 효율성 향상에 뛰어들게 되겠지만 국내 영향에 대한 가시적인 답은 아직 풀지 못한 숙제이나 고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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