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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마켓 키워드]④`수출경쟁력 위협` 엔저 히스테리

  • 2013.12.17(화) 11:06

'변화무쌍'한 흐름 내년에도 지속..등락폭은 약해질 듯
엔저 방향성보다 속도에 관심.."하반기 원고 주춤" 예상

2013년 외환시장도 변화무쌍했다. 유로화의 반격과 파운드화 강세, 한동안 주춤했던 엔화 등에 시장 참가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 한국 주식시장도 환율이 1년내내 큰 변수로 작용했다. 정초부터 엔화 약세가 지속되며 수출주를 압박했고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더욱 가속화되는가 싶더니 최근 한동안 잠잠했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내년 외환시장 흐름도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점쳐진다. 엔화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이머징 통화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달러, 파운드, 유로 등 선진국 통화는 상대적으로 견조할 전망이다. 원화는 상반기까지 지금처럼 강세 기조가 그려진다. 다른 것이 있다면 올해보다는 변동성이 줄어들며 상대적으로 덜 다이나믹할 것이란 정도다.

 

◇ 엔저·이머징 약세 지속..강도는 제한적

 

환율 흐름에는 당연히 통화정책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내년은 '메인요리'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더해 일본과 유럽의 부양, 이머징의 고전이 가장 예상하기 쉬운 시나리오다.

 

미국뿐 아니라 내년에는 영국도 양적완화 축소 기류에 가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지표들이 무난하게 나오면서 달러와 파운드화는 강세 쪽에 당연히 무게가 실린다. 유럽은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부양 기조를 지속하며 통화 약세를 유지하려 무던히 애쓸 것이다.

 

내년에도 추가부양이 예상되는 일본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바클레이즈는 일본의 추가 부양책에 더해 일본은행이 추가 자산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며 3~6개월안에 달러-엔이 107엔선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시에떼제너럴은 110엔까지, 모간스탠리는 내년말까지 120엔까지 보고 있다. 투자은행들이 어림잡는 내년말 달러-엔 예상밴드의 상단은 대체로 107엔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 약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 인도와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공화국 등 유독 이머징 국가에 선거가 많이 예정된 점도 변수다.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는데다 민심을 달래기 위한 선심성 정책은 이들의 경상적자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런 면에서 브라질이 가장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이들의 개혁 가능성은 긍정적인 기대감을 내포한다. 선진국들의 회복세가 지금보다 더 뚜렷해지면 선진국에 기댄 성장세도 가능하기 때문에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은 낮다. 이머징 통화의 평가절하 폭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이유다.

 

▲ 1년간 달러-엔 환율(출처:NYT)

 

◇ 엔 하락속도 관건..상쇄재료 염두에 둬야

 

한국은 내년에도 원화가 제일 민감해하는 엔화 약세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여전히 우호적이진 않을 전망이다. 다만 올해 학습효과 차원에서, 엔화 약세가 무조건적으로 악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점은 큰 성과다.

 

엔화 가치 하락 자체보다는 하락하는 속도가 관건이다. 또 엔화 약세 부담을 상쇄해주며 시장에 위안이 될 요인도 상존한다. 이를테면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나,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엔저 요인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악재에 그칠 수 있다.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엔저 공습이 재개됐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는 시점까지는 달러 강세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이 제한될테고, 하반기 들어서는 달러화가 본격적으로 강세를 보이면 달러대비 원화의 약세 반전이 기대되기 때문에 일방적인 쏠림현상보다는 달러와 엔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것이란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올해처럼 엔-원 환율이 일정범위에서 움직인다면 한국 수출기업의 순이익 전망치도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동차의 경우 엔-원 환율에 상당히 민감했고 정보기술(IT) 업종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산업별로 희비는 계속 엇갈릴 수 있다.

 

달러-원은 1050원 안팎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중소기업들의 내년 손익분기점 환율은 1066원대다. 100엔당 1030원대로 밀린 엔-원 재정환율은 1000원선이 위태로울 수 있다. 달러-엔이 110엔 위로 올라선다면 90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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