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2014마켓 키워드]⑧`제2의 동양` 출현 가능성은?

  • 2013.12.19(목) 11:19

크레딧시장,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AA급 이상 강세
기업들 재무개선 적극 나설듯..정부 지원의지 `긍정적`

지난해 9월 웅진그룹 계열사 몰락에 이어 올해 4월과 9월 STX그룹과 동양그룹이 주저앉으면서 올해 내내 크레딧 시장은 그야말로 숨가쁘게 돌아갔다. 그러나 과거만큼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전이되지는 않았다. 대기업 부실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이 취해진 덕분이다.

 

내년에도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강도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제2의 동양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올해와 마찬가지로 시장을 얼어붙게할 만한 위기는 없을 것이란 게 대세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려 국채와 회사채간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우량 기업과 비우량 기업 사이의 더 뚜렷한 양극화도 예상 가능한 구도다.

 

◇ 대기업 도산에 신뢰 흔들..긍정적 변화도

 

STX에 이어 동양이 무너지면서 올해 내내 회사채 시장은 잔뜩 긴장했다. 특히 동양증권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가 도마위에 오르며 크레딧 시장 전반의 신뢰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거나 하는 비상사태는 없었다. 오히려 우량등급 회사채는 가격이 오르고 비우량 등급은 내리는 양극화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AAA 등급 발행 규모는 늘어난 반면, AA등급 이하 발행규모는 모두 감소했다.

 

금융당국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을 통해 대기업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고 기업들도 계열사 지분이나 부동산 등 보유자산을 파는 자구계획을 내놓고 있다. 시장도 매의 눈으로 이들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이미 지난 2009년부터 기업 구조조정이 지속돼 왔고 내년에도 이런 흐름은 더 적극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단순한 유동성 확보보다는 확실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방향 역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 회사채 등급 간 스프레드. (단위:베이시스포인트, 출처:KB투자증권)


◇ `외양간` 계속 수리중..향후 금리도 변수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강화될 전망이다. AA등급 이상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반면, 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꺼리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특히 크레딧 전문가들은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조정이 빠르게 나타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내년에는 A등급 이하에 포진한 한계기업군 등급하향이 대거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상반기에 만기도래 물량이 집중돼 있는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향후 금리 상승을 염두에 두고 미리 채권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이 있을 수 있어 연초에는 일부 마찰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은 올해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증권은 "정책금융기관의 한계기업 지원의지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할 가능성은 낮다"며 "내년에도 한계기업 퇴출은 시스템 안정에 훼손이 가지 않는 선에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우량 회사채 위주로 양극화가 심화될 경우 오히려 등급이 낮은 회사채 가운데 옥석가리기를 통한 차익거래를 주문하는 곳도 눈에 띈다. KB증권은 "A등급 이하를 무조건적으로 외면하기보다 신용분석을 통해 괜찮은 기업 회사채에 투자하는 차익실현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내년 회사채 만기는 48조6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조3000억원 가량 늘어난다. 대신 AA등급 이상에서 3조6000억원이 증가하고 BBB등급은 1조원 정도 감소할 예정이다. 월별로는 6조5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는 2월 외에 월평균 4조원 규모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 회사채 등급별 만기도래 현황(출처:동부증권)

 

◇ 위험산업 살얼음판..기업간 차별화도 심화

 

여전히 건설 해운 조선 철강으로 대표되는 위험업종에 대한 회피도 이어질 전망. KB투자증권은 화학 업종까지 포함한 5개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자산 성장 속도는 두드러진 반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외형불리기를 통해 성장한 자산 대비 현금창출력이 낮다고 진단했다.

 

반대로 동부증권은 매력이 한껏 부각될 수 있는 업종으로 자동차/부품과 음식료 업종을 꼽았다. 자동차 업종은 펀더멘털이 대체로 우수하고, 음식료 업종은 산업위험이나 경기민감도 낮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현대증권 역시 A등급 기업군 가운데 신용도 개선이 가능한 기업으로 풍산, LG생명과학, 풀무원식품, CJ CGV, SK하이닉스를 추천했다. 이들 모두 위험업종 밖에 속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