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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투자 지침서]②탄력붙은 롱숏전략..복병은?

  • 2014.02.17(월) 10:39

롱숏펀드 인기몰이..투자대상·범위 확대 중
개인들 관심도 커져.."공매도 부담 감안해야"

증시 암흑기에도 돈을 버는 사람은 꼭 있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에 투자해서 성공했다는 얘기는 귀가 아프도록 들어왔다. 실제로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오랫동안 수익을 내고 각광받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그리 길지 않다.

 

무미건조했던 요 몇년 증시에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롱숏전략이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뜨면서 이들의 주된 전략인 롱숏펀드가 덩달아 부상했다. 사모형에서 공모형으로 점차 확산되고 간접투자를 넘어서 롱숏 플레이로 투자전략을 짜라는 조언까지 흔하게 나온다. 

 

최근 증시의 화두를 꼽으라면 단연 롱숏펀드다. 처음엔 고액자산가들이 들 수 있는 헤지펀드가 주로 롱숏 플레이를 펼치며 말그대로 그들만의 전략이었지만 1년 사이 대중화가 완연하다. 아울러 롱숏전략은 쉼없이 진화 중이다. 

 

◇ 확산되는 롱숏플레이..`대세`로 자리매김

 

롱숏펀드가 박스권 장에서 성과를 내고 무섭게 확산되면서 한국 주식투자에서 대세로까지 자리잡는 모습이다. 지난해 주식형 펀드에서 6조원의 돈이 빠져나가는 사이 롱숏펀드에는 1조원 이상이 유입됐다. 올해도 그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롱숏전략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사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하는 단순한 전략이다. 특히 지수가 일정 구간에 묶이게 되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수익률을 구가한다. 증시가 최근 크게 하락하고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늘어난 것도 인기비결에 주효했다.

 

롱숏펀드 인기에 발맞춰 롱숏전략으로 투자를 권하는 곳도 늘고 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새로운 트렌드로 조언하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증권은 롱숏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펀드매니저처럼 투자해볼 것을 조언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은 매수 종목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사고 팔 종목을 나란히 제시하는 '롱숏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기도 했다. 

 

◇ 섹터 플레이에도 롱숏전략 확산

 

이른바 섹터플레이도 주식투자 방법으로 지목된다. 대개 업종이 유망하면 업종 가운데 가장 괜찮은 종목을 담는게 정석이지만 아예 유망한 업종에 속하는 종목들에 두루 투자하는 것이다.

 

최근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과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 간 수익률 차이는 10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개별종목을 일일이 찾으러 다니지 않더라도 섹터배분만으로 좋은 수익률 실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승종 키움증권 연구원은 "섹터배분 전략은 개별종목의 높은 변동성을 피하면서 성장성이 높거나 저평가된 업종을 노리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섹터 플레이는 롱숏 전략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이 역시 유망한 업종을 사고 그렇지 못한 업종을 파는 구조다.

 

◇ 개미, 섣부른 롱숏 플레이는 금물


다만 과거처럼 유망한 주식을 사는 것에 더해 내릴 종목을 과감하게 공매도하는 것이 개인 투자자로서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공매도를 위해서는 주식을 빌려야 하고 매도하려는 주식가치만큼 돈이 예치돼 있거나 주식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개인이 롱숏 아이디어 리스트를 보고 대주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주식을 매수할 때 지는 리스크는 단순히 하락하는 리스크지만 대주 거래의 경우 30일안에 주가가 하락하지 않으면 각종 수수료로 인한 손실까지 발생한다"고 말했다.

 

개별주식을 산 후 가격이 내리면 회복을 기다리면서 장기투자할 수 있는 옵션이 있지만 롱숏 플레이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특히 "대주거래에서 중요한 것은 매매 타이밍"이라며 "자체 리서치센터와 외부 애널리스트들에게 정보를 제공받는 기관과 개인의 역량은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롱숏펀드가 넘쳐나면서 국내 종목으로는 포화 상태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해외 종목을 롱숏 리스트에 추가하는 새로운 전략이 등장했지만 그만큼 리스크는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 `신상품`에 대한 욕구 갈수록 커져

 

이밖에 직접투자에 관심을 갖던 일반 투자자들은 간접주식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지면서 직접투자 니즈를 자연스럽게 침식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은 20조원에 육박하며 1년사이 32%나 급증했다. ETF 자산 규모는 2009년까지 들쑥날쑥하다 2010년부터 40% 안팎의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증가율은 감소한듯 보이지만 증시 거래대금 부진과 비교하면 여전히 괄목할만하다.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2012년의 두배 수준인 20% 가까이 차올랐다.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가는 것은 전형적인 선진국 패턴이다. 기존보다 투자수단이 많아지면서 투자선택도 분산되는 셈이다.

 

투자대상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눈을 돌리면서 그만큼 국내 주식에 대한 관심 또한 덜해졌다. 증권사들의 상품 트렌드도 해외 쪽으로 크게 기우는 모습이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가 고전하는 사이 해외투자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늘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이머징 혼란에도 선진국 펀드가 선방한 것이다. 해외펀드는 금융위기 후 2011년까지 자금유출을 겪다 최근 2년동안은 순유입 추세가 이어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자금은 어디로든 흘러들기 마련"이라며 "주식 투자수요가 아예 없다기보다 주식관련 간접상품으로 옮겨갔고, 증권사들이 마땅한 상품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롱숏펀드나 해외펀드의 인기가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 주식형펀드와 ETF 설정액 추이(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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