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국내 1위 메가 증권사로 탄생한 NH투자증권의 ‘수장(首長)’ 김원규 사장의 지난해 보수가 많아봐야 업계 '연봉킹'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의 4분의 1도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 오너는 달랐다…대신 이어룡 회장 20억
1일 국내 27개 증권사들의 2014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현직 등기임원들의 지난해 보수총액 상위 10위권 중 절반 이상을 오너 일가가 차지했다.
보수 규모 10위권을 살펴보면 전문경영인인 최희문 메리츠증금증권 대표이사(22억321만원), 최형호 BNP파리바증권 대표이사(12억9500만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10억8756만원) 등 10억원을 넘는 전문경영인도 있었지만 대신증권과 KTB투자증권, 유진증권, 키움증권 등의 오너일가 등기임원의 보수가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룡 회장은 지난해 20억1000만원을 챙겼고 아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9억7900만원을 받았다. 권성문 KTB증권 대표이사가 10억4400만원, 유창수 유진증권 대표이사도 10억원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오히려 보수가 소폭 줄어들며 2013년 수준에 그쳤다.
다만 대신증권과 현대증권, 키움증권 등은 오너일가의 보수가 전문경영인들보다 훨씬 컸지만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김남구 부회장이 5억원 이상 보수액 가운데서는 가장 낮은 5억3165만원을 받아 대조를 이뤘다.
지난 2013년과 마찬가지로 연봉킹은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22억321만원)였다. 김석 삼성증권 전 사장의 보수 총액이 22억4900만원으로 더 높았지만 김석 사장의 보수에는 퇴직소득이 포함됐고, 최희문 사장의 경우 장기 경영 성과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이연 성과급 20억5488만원이 쌓여있어 올해도 실질적인 '연봉킹'이 됐다.

◇ NH·교보·키움 등 5억 미만…2년 연속
지난해보다 전반적인 보수 규모도 올랐다. 증권업계가 한동인 침체에 빠진 후 지난해 차츰 업황 개선을 보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선방하며 보수 수준에서 크게 앞섰고,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5억원이 넘는 CEO 명단을 찾기 힘들면서 굴욕을 맛봤었다.
반면, 올해는 전반적으로 보수가 늘어나면서 5억원 이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CEO들이 늘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사장과 김석 전 삼성증권 사장이 각각 2013년 17억원대와 16억원대를 받은 후 지난해 나란히 20억원대로 증가했다. 2013년 회계연도에 5억원 미만의 보수를 받았던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7억5500만원)와 조웅기(6억4700만원),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5억7500만원),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6억3600만원),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5억6200만원)도 5억원 이상을 받으며 사업보고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2013년 6억8400만원에서 두 배이상 뛰었고 유창수 대표이사도 7억원대에서 10억원대로 증가하며 오너일가들의 보수 증가폭도 컸다.
반면,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과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과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 등은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여전히 5억원 미만의 보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