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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연금펀드의 핵심' 복리효과 제대로 누리려면?

  • 2019.06.27(목) 10:49

류경식 미래에셋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 인터뷰
"변동성 관리, 장기투자 기본…위험 속 기회 주시"

"많은 사람들이 장기투자를 말합니다. 하지만 장기투자에도 전제가 있습니다. 변동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죠. 장기투자의 핵심은 복리효과인데 변동성 관리 없이 제대로 누리기 힘듭니다. 결국 운용사의 몫이기도 하고요. 각 펀드가 가진 전략을 따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합니다"

TDF(타깃데이터펀드, Target Data Fund) 펀드를 중심으로 연금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공모펀드가 위축되고 있는 시점에서 연금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운용사가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무엇을 관심 있게 봐야 할까.

비즈니스워치는 지난 25일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상무)을 만났다. 류 상무는 과거 원자재 펀드 1세대를 이끈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옛 LG투자신탁운용(현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시작으로 CS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현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거쳐 운용업계 경력만 30년에 가깝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5일 기준 운용자산(AUM, 설정원본+계약금액)은 약 100조2011억원. 삼성자산운용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개인연금 및 퇴직연금 펀드 규모만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연금펀드 마케팅을 총괄하는 그가 바라보는 시장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상무) /사진=이돈섭 기자/dslee@

- 연금펀드 인기가 상당한 것 같다
▲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노후에 대한 대비에 관심이 높아져 있는 상태다. 은행과 보험사 등이 원리금 보장 상품 중심으로 연금을 운용했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금펀드 자금흐름이 괜찮은 편이다. 증권가는 2008년 금융위기 여파가 잦아들고 2011년께부터 시장 가능성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 연금펀드 특징을 꼽자면
▲ 투자자들이 보수적이다. 위험 회피 성향이 짙다.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원리금 보장 성격을 띈 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배경이다. 안정성이 강조되면 수익률이 낮아진다. 하지만 수익률을 확보해야만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목표 수익률 달성이라는 측면에서 TDF가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 어떻게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하는가
▲ 연금펀드는 장기투자가 기본이다. 장기투자의 핵심은 복리효과를 누리는 데 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오면 복리수익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목표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동성 관리가 필수적이다.

- 변동성을 제어하는 방법은
▲ 자산배분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자산을 수익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는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자산가격 등락에 따라 생기는 자본차익 외 인컴수익을 생각했다. 채권은 이자, 주식은 배당, 부동산은 임대료 등이다. 시장 변동성에 상관없이 꾸준히 나오는 수익이다.

여기에 절대수익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절대수익은 헤지펀드가 금융공학 기법 등을 이용해 시장 등락에 상관없이 꾸준한 성과를 낼 때 쓰는 말이다. TDF 상품의 경우 자본차익과 인컴수익, 절대수익 등 3개 요소에 기초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자산배분TDF, 전략배분TDF, 평생소득TIF(Target Income Fund·타깃인컴펀드) 등이다. 같은 TDF 펀드 안에서도 전략을 다르게 구사한다.

- TDF 흥행은 계속될까
▲ TDF 흥행은 퇴직연금 제도적 이슈 등이 맞물린 측면도 크다. 상품이 훌륭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완벽한 상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DF는 출시된지 2년밖에 안됐다. 5년은 두고 봐야 한다. 시장 위기를 어떻게 견뎌내는지 기록이 나와봐야 안다.

많은 운용사들이 미국의 사례를 들어 TDF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한국의 연금제도는 미국과 다르다. 미국의 많은 회사는 연금을 월급과 따로 지급한다. 일종의 보너스 개념이다. 공격적 투자가 가능하고, 손실이 나도 버틸 수 있다. 근속연수도 우리나라보다 길다. TDF 운용이 수월하다. 한국은 DC(확정기여형)형 퇴직연금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지급되는 연금은 연봉에 이미 포함된 돈이다. 한국에 노후 생활을 위한 특별한 복지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안전추구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미국 사례를 들어 TDF 가능성을 논의하는 데는 어폐가 있다. 좀 더 신중해야 한다.

- 해외 위탁 상품이 많던데
▲ 장·단점이 있다. 위탁 운용사의 경우 대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곳이다. 그만큼 자기 관점이 뚜렷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인 입장에서 한국인 입장을 고려해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을까. 따져봐야 할 일이다. 한국의 경우 TDF 운용 경력이 짧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해봐야 역량이 생긴다. 안 하면 제자리에 머물러 있게 된다. 우리가 펀드를 구성하고 운용해보는 이유다. TDF 펀드의 경우 우리는 100% 자체 운용하고 있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이 비즈니스워치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 펀드 종류가 많아 고르기 힘들다
▲ 판매사 직원이 보여주는 펀드 실적은 과거의 숫자일 뿐이다. 투자는 결국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이다. 개인이 증권사 리포트를 읽고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자기만의 단순한 기준을 갖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 시장이 좋으면 성과가 좋은 곳을 주목하기 마련이다. 그때 한번 참아보자. 오히려 성과가 안 좋은 곳에 기회가 숨어있을 수 있다. 시장에 충격이 온다면 기회로 삼아볼 수 있다. 펀드 계좌에 소액을 넣고 수익률을 지켜보다가 빠질 때 추가 매수한다. 과정을 반복한다. 목표 수익률을 정해놓는 것도 중요하다. 수익률 달성 시점에서 일부 환매를 해 안정적 펀드로 돌려놓는다. 일종의 분산투자 기법이다. 정책적 이슈는 지속가능 여부를 따져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 개인이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표준편차를 보는 방법이 있다. 표준편차는 수익률 변동 폭을 측정한 수치로 대표적인 위험지표다. 수치가 작으면 작을수록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펀드닥터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래 수익률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때로는 단순한 룰을 갖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

- 많은 운용사들이 공모펀드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 사모펀드가 공모펀드에 비해 대응력이 빠른 것은 사실이다.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에 비해 제약 요소가 많다. 특색있는 공모펀드를 설정하는 것이 어렵다. 사모펀드 재간접 투자비중 제한을 확대하자고 협회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연금펀드도 공모펀드라 연금펀드의 문제는 공모펀드의 문제이기도 하다. 규제가 완화되다면 연금펀드 시장도 더 확대될 것이다.

- 운용사 미래는 어떻게 될까
▲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운용업계 미래는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인공지능이 현재 펀드매니저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기술발전이 아무리 빨라도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새로운 생각을 내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서로 보완하는 관계가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도전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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