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수산출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 지수 정기변경 작업이 한창이다. 신흥국 지수 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비중 확대로 한국 비중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불가피하지만 한편으로는 저점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서 외국인 자금 5000억~6000억 유출 예상
MSCI는 미국 현지시간 27일 올해 두 번째 신흥국 지수 정기변경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7년 중국 A주 편입을 결정한 MSCI는 지난해에 이어 올 5월 한 차례 중국 A주 반영 비중을 확대한 바 있다. 이번 조정을 통해 중국 A주 반영 비중은 15%로 커진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날을 기점으로 신흥국 지수 편입을 완료하게 된다. 지난해 MSCI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신흥국 지수 편입을 결정한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지난 5월 50%가 먼저 편입됐고 오는 27일 나머지 50%가 추가 편입되면서 절차가 마무리된다.
MSCI 신흥국 지수 내에서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비중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MSCI가 고시한 유동시총 6407억달러를 적용할 경우 한국 비중은 11.8%에서 11.5%로 약 0.28%포인트 가량 낮아지게 된다.
정기변경에는 27일 코스피 장마감 동시호가가 반영될 예정으로 이날을 전후로 외국인 자금의 집중 유출이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27일부터 3일간 총 6760억원이 순매도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이 예상한 외국인 단기 순매도 규모는 약 5505억원 규모다.
실제 지난 5월28일 정기변경 전후로 외국인은 집중적 매도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5월28일 전후 4거래일 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약 1조원에 이른다. 이달 조정은 충분히 예고된바, 충격 여파는 이보다 작을 것이란 분석이다.
◇ 외국인 자금 이탈 불가피…저점매수 기회도
일각에서는 정기변경 여파가 글로벌 패시브 펀드에 국한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지만, 증권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의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단 여파는 오래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시적인 외국인 매도로 지수가 내려가면 저가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 상장기업 올해 연간 순이익이 96조원 수준인데 이를 주가에 대입하면 연평균 주가는 2050포인트는 돼야 한다"며 "이번주 코스피 거래대금이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5조원을 밑도는 3조원대로 주가 상승 여력을 생각하면 저점 매수 기회"라고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5월에 비해 편입 규모가 작고 불확실성이 작아졌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을 수 있다"며 "기계적으로 비중이 축소되는 한국에 나쁜 소식이 될 수밖에 없지만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1(0.14%) 하락한 1948.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초 1900선까지 밀린 뒤 등락을 거듭하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MSCI 신흥국 지수 내 중국 A주 비중 반영은 올 11월 5%포인트 추가 확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