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변경을 앞두고 MSCI 한국지수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수에서 편출 시 종목에 유입된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유출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이 악재로 부각되면서 주가에 선반영되는 모습이다.
◇12일 MSCI 반기 리뷰…'편출 지목' 가스공사 등 줄줄이 하락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에서 만든 주가지수로 글로벌 패시브 펀드의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분기, 반기별 리뷰를 통해 지수 편입·편출 종목을 결정한다. 종목이 MSCI 지수에 편입되면 글로벌 패시브 펀드 자금을 받을 수 있어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편출되면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반기 리뷰는 오는 12일로 예정돼 있다. 반기 리뷰는 분기 리뷰에 비해 변경되는 종목 수가 더 많은 만큼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MSCI 지수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오뚜기, 한국가스공사, 롯데지주, 삼성카드, 현대해상, GS리테일, 케이엠더블유 등을 지목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가스공사, 오뚜기, 롯데지주는 편출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한국가스공사는 전 거래일(3만2500원) 보다 3.23% 하락한 3만14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장중 3만58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찍은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다. MSCI 지수 편출 예상 종목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2.37% 하락한 53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마찬가지로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삼성카드, 현대해상, GS리테일, 케이엠더블유도 각각 전날 대비 1.93%, 2.51%, 0.14%, 1.52%씩 하락 마감했다.
◇편출 종목 '공매도 주타깃' 우려도
문제는 이들 종목이 공매도 재개와 맞물려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재개된 가운데 MSCI 편출이 거론되는 7개 종목은 모두 공매도 재개 대상에 속한다.
과거 MSCI 정기 변경 일정과 공매도 거래 재개 시점이 맞물렸던 시기에도 MSCI 편출 종목은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됐다. 지난 2011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1년 MSCI 정기 변경 당시 MSCI 편출 종목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정점을 찍으면서 이들 종목의 공매도 거래 역시 급증했다"며 "정기 변경 발표일 이후 편출되는 종목의 주가는 부진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은 이들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한국가스공사의 차입 공매도 물량은 4월 한 달간 약 2만6000주였으나 지난 3일에만 10만7000주로 크게 증가했다"며 "공매도 재개가 MSCI 편출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MSCI 지수 변경은 반기 리뷰가 발표된 뒤 이달 27일 장 마감 이후에 실제 반영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MSCI 신흥시장에 속한 우리나라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승격될 경우 17조8000억∼61조1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들어오면서 코스피지수가 최대 4035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