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오는 12월로 만료되는 임기까지 전자증권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지금은 그런 문제에 대해 미리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내달부터 시행하는 전자증권제의 시스템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추석 연휴 기간 이행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삼성증권이 예탁결제원의 사실상 독점적 사업인 전자투표 서비스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선 "긴장되고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나 운영 노하우를 살리면서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시장으로부터 신뢰성을 인정 받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CEO로 취임 할 때부터 최대 과제였던 전자증권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데 전념할 것"이라며 "임기가 끝나고 진로를 고민해야겠으나 지금은 그런 문제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앞서 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재부 제 1차관으로 이동하면서 금융 공공기관의 연쇄 인사가 불가피해졌고 이병래 사장 역시 금감원 수석부위원장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취임한 이 사장은 오는 12월23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전임 유재훈 사장은 임기말인 2016년 11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에 선임되면서 임기를 한달 가량 남기고 퇴임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예탁결제원의 주요 역점 사업인 전자증권제에 대해선 "이번 주부터 전자증권시스템 이행작업을 시작해 추석 연휴기간 중 이행작업을 완료하고 내달 16일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갖춘 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대국민 홍보활동을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상장주식의 예탁 비율이 올해초 97.6%에서 최근 99.4%로 확대된 것을 소개하면서 "나름대로 전자증권제 홍보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3일까지 증권사를 통한 실물(종이)증권의 예탁이 끝났고 이번주부터 내달 12일까지 3개의 대행기관을 통해 예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 따라 외화증권 투자지원 서비스에도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전담TF 신설과 자문그룹 운영 및 외부 컨설팅을 통해 서비스 개선과제를 얻어내 이를 토대로 계좌부 기재시점 단축과 보관기관 재평가, 수수료 인하 등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글로벌정보관리팀을 신설하고 개선과제를 종합적·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보관기관의 과실 책임을 강화해 보관기관 과실로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특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액면분할 등 투자자의 권리행사에 대한 내용이 지연되어 손해가 발생할 경우 보관기관이 손해배상하도록 책임을 물리겠다"고 강조했다.
전자투표시스템 개선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삼성증권이 전자투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우리 입장에선 여러 플레이어가 등장하면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활성화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쟁 업무를 하는 것이라 긴장이 되고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2011년부터 시스템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갖고 있어 시장 신뢰나 공정성을 얻기 위한 노력이 반영되면 전자투표 관리기관으로서 위상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과 같은 금융투자사가 전자투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라며 "주로 대행 기관이나 우리와 같은 예탁원, 혹은 독립적 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내달부터 오는 2021년까지 2단계에 걸쳐 전자투표 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1단계에서는 전자투표 차세대 기반기술을 구현하고, 2단계에서는 핵심 업무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