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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투, 1900억 물류센터 셀 다운 '다음 기회에'

  • 2020.11.10(화) 15:01

수익증권 200억 판매 나섰지만 기관투자자 외면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복잡한 구조가 원인 평가

하나금융투자가 야심 차게 매입한 용인 복합물류센터의 셀 다운(재판매)이 일단 성사되지 못했다. 애초 매입 단가가 높았던 데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부른 탓에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복합물류센터의 투자 가치는 여전히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가격을 낮추면 셀 다운 자체는 크게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2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당분간 묶이면서 향후 추가 투자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 하나금투, 기관 투자자 외면에 셀 다운 실패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7월경 케이리츠투자운용이 설정한 사모펀드를 통해 400억원 규모의 1종 수익증권을 인수했다.

이 펀드는 1910억원 규모의 경기도 용인 복합물류창고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조성했다. 선·후순위 담보 대출 및 1·2종 수익증권을 발행해 필요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하나금투는 이 가운데 1종 수익증권을 400억원어치 매입했다. 전체 1종 수익증권 발행액의 55%에 달하는 규모다.

하나금투는 이중 200억원가량을 기관투자자들에게 재판매하고, 나머지 50%는 배당 수익 차원에서 보유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애초 매입 의사를 밝혔던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을 보류하면서 셀 다운에 실패했다.

◇ 장밋빛 전망 따라 지나치게 높은 가격 제시한듯

하나금투는 이번 셀 다운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택배 수요가 폭증하면서 물류센터의 몸값이 치솟고 있어서다.

실제로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택배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27%가량 증가했다. 반면 늘어난 물동량에 비해 이를 보관하고 분류할 수 있는 물류센터 설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한 데다 트럭 소음과 매연 문제 등으로 지자체에서 허가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물류센터의 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용인 복합물류센터 임차인도 CJ대한통운과 한솔물류 등 업계 톱티어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어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도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투가 과감하게 수익증권 투자에 나선 이유도 이에 따른 배당 수익이 확실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하나금투가 장밋빛 전망에 따라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부르면서 결과적으로 셀 다운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자세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금융구조가 다소 복잡해 기관투자가들이 부담스러웠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선 하나금투가 가격대를 낮출 경우 셀 다운 자체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애초 계획했던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향후 추가 투자에 일정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물류센터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택배 물량이 크게 늘면서 수도권 물류센터의 가치는 계속 올라갈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하나금투가 투자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하면서 셀 다운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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