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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투자증권, 중형사 '톱'…한화·BNK도 순익 껑충

  • 2022.02.16(수) 15:59

[워치전망대] 중소형 증권사 10곳 순익 1천억 돌파
하이·이베스트 순이익 1500억 돌파

'동학개미운동'은 2021년에도 유효했다. 유례없는 증시 호황에 대형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역대급 실적을 쓰며 축배를 들었다.

기업금융(IB)과 주식중개(브로커리지)를 두 축으로 작년 연간 순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증권사만 10곳이 나왔다. 덕분에 2020년 1조원을 '터치'한 이들 중소형 증권사 연간 순이익 합계는 1년만에 1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KTB투자증권의 성장은 특히 눈에 띈다. IB부문이 창립이래 최대 성과를 내 순이익이 2배 넘게 뛰면서 국내 중소형 증권사중 당당히 실적 선두에 올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아직 1조원에 못 미침에도 자기보다 몸집이 큰 한화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교보증권의 실적을 뛰어넘으며 능력을 과시했다.

KTB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KTB·하이·이베스트·유안타, 사상 최대 실적…연간 순익 1500억 '가뿐'

16일 비즈니스워치가 2021년말 기준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인 12월 결산 국내 증권사 12곳의 지난해 연결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전체 순익은 1조52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조18억원 대비 52.53% 확대된 것으로, 2019년 7359억원에 비하면 2년 만에 2배 넘게 급증한 규모다.

이들중 KTB투자증권이 지난해 순이익 1741억원으로 수익성 '톱' 자리에 등극했다. 전년 759억원 대비 2.3배 가까이 불어난 사상 최대 순익이다. IB부문은 우량 딜 발굴로, 리테일부문은 신규 투자자 유치 마케팅과 제휴 서비스 확대로 모두 영업수익이 배가 됐다. 계열사 KTB네트워크와 유진저축은행의 역대급 실적도 보탬이 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163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전년 1115억원에 이은 2년 연속 1000억원대 순익이다. 강점인 부동산 금융을 필두로 IB부문에서도 유상증자, 스팩 상장, 공모채 인수단 참여로 호실적을 썼다. 장외파생상품과 자기자본투자(PI) 등 고유재산 운용에서도 평가이익이 늘어 상품운용 사업의 수익 규모 또한 커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맹추격도 돋보였다. 지난 2020년 126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내며 중소형 증권사 실적 '챔피언' 자리에 오른 이 증권사는 작년에도 1608억원이란 역대 최대 순이익을 쓰며 상위권 자리를 수성했다.

2018년 김원규 대표 취임 이후 3년 연속 사상 최대다. IB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 성장하며 실적을 주도한 가운데 브로커리지, 기관 대상 홀세일, 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유안타증권은 중국 안방보험 소송 대비 차원의 충당금 반영에도 브로커리지와 IB부문이 모두 약진하며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3.43% 늘어난 1506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이같은 수익창출력을 인정받아 장기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AA-'로 상향되기도 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부진 탈출한 한화, 브로커리지 강자 교보·IB는 현대차

한화투자증권은 1년만에 순이익을 2배 이상 불리며 실적 부진의 늪에서 탈출했다. 이 증권사는 앞서 지난 2020년 코로나19 여파에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이 지연되면서 연간 순익이 671억원으로 쪼그라든 바 있다.

그러나 작년에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사들여 지분법상 이익을 늘렸고, 브로커리지와 IB에서도 수익이 정상화 돼 순이익이 1441억원으로 뛰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37.92% 확대된 1433억원을 달성했다. 2020년 순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연 데 이어 1년만에 또 최대 실적을 낸 것이다. 동학개미 수혜가 특히 두드러졌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국내외 주식 등 브로커리지 부문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였고, 전략적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전 부문에서 수익창출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DB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도 업그레이드된 실적을 뽐냈다. 먼저 DB금융투자는 작년 한 해 126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1068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000억원대 순익을 거뒀다. 

현대차증권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39.79% 증가한 1177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금융을 필두로 IB부문에서만 1473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두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인천 석남 물류센터 선매입펀드 투자 △청주 고속터미널 개발사업 등에 참여한 바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금리인상 등으로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졌지만, 주력사업 부문인 IB가 회사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BNK의 무서운 질주·IBK 첫 1000억 돌파…"중소형사 성장성 주목"

BNK투자증권의 성장 속도도 매섭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536억원 대비 2배 이상 불어난 1155억원을 찍으며 3년 연속 최대 순이익을 갈아 치웠다. 지난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본부를 신설하는 등 IB에 공을 들인 결과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IB부문과 주식운용에서 특히 실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은 연간 순이익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며 10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802억원보다 25.69% 확대된 1008억원이다. 자기자본 또한 1조343억원으로 '1조 클럽'에 처음 합류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작년 9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2000년대 이후 오랜만에 순익 1000억원을 넘보게 됐다.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를 비롯해 IB, PI부문의 성과도 힘을 실었다. 

SK증권은 1년만에 순이익이 3배 넘게 뛰며 다시 300억원대 순익을 되찾았다. 앞서 지난 2020년 자기매매 사업부문에서의 손실로 순이익이 122억원까지 축소됐던 SK증권은 지난해 397억원을 벌어들이며 설욕을 씻어냈다. SK증권 관계자는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과 구조화부문 수익이 모두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발(發) 긴축으로 증시가 살얼음판을 걸으면서 증권사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경고가 나온다. 그러나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IB 등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있어 특정 사업부문의 성장성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올해 증권업은 금리인상,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 등에 업황 악화가 예상되지만 IBK투자증권 등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낮은 증권사의 경우 IB부문 강화로 수익성 저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해외 딜과 구조화 금융 등 IB부문의 성장이 증권사간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증권사의 자본정책 역시 중요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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