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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도 내다 판 외인·기관…증권가도 '개미, 일단 멈춰'

  • 2022.03.31(목) 07:46

순매도 금액 지난달 8배…개미만 코스피 6.5조 '줍줍'
증권가도 신중론 조언…"이슈 확인하고 대응해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폭탄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물량 받아내기'에 우려가 일고 있다.

글로벌 긴축 공포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대외 불안요소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학개미'의 수문장 역할도 한계에 다다랐단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이익 감소 또한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 전문가들조차도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내다 파는 외인·기관…개미만 '러브콜'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서만 각각 4조9436억원, 1조7926억원 등 총 6조7362억원의 코스피 주식을 내던졌다. 이들의 순매도 규모가 8277억원에 그쳤던 지난달보다도 8배 이상 많은 '매도 폭탄'이다. 

개인투자자는 이를 고스란히 받아냈다. 개인은 이달에만 6조5144억원의 코스피 주식을 사들였다. 순매수 금액이 4704억원 수준이던 지난달 대비 무려 14배에 육박하는 대대적인 러브콜이다.

동학개미의 이같은 '줍줍'은 코로나19 이후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결국엔 반등에 성공해 수익을 냈던 학습효과 영향이 크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이 국내에 도래한 2020년 3월 코스피는 1400대까지 급락했다가 석달 만에 2000대를 회복했다. 당시 개인은 무려 22조610억원을 사들인 바 있다.

여기에 손실이 난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 평균 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나, 실익이 없는 즉흥적인 매도는 하지 않겠다는 투자심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요소들이 동학개미를 '바이더딥'(Buy the dip·하락시 매수)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증시는 코로나19 이슈를 대부분 털어냈고 그보다는 긴축 기조와 전쟁 리스크를 더욱 크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고 기업은 생산성 하락에 따른 감익이 불가피해져 증시도 살얼음판을 걷는 메커니즘이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로 금리와 환율, 원자재 가격까지 모든 변수가 증시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개인의 투자 열기는 식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산 종목은 수익률이 크게 부진하다"고 짚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부진은 밸류에이션 뿐만 아니라 이익 조정까지 동반돼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의 경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수준에서 영업이익률 감소폭이 미국 기업들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도 '추격매수 자제' 권고…투자한다면 '성장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웬만해서는 매수를 권하는 증권가에서조차 신중론을 꺼내 들고 있다. 대내외 변수와 시장 움직임을 확인하고 따라가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해당 시기를 차기 정부 출범 이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급등과 원자재 가격 폭등, 전쟁에 따른 경기 불안 등이 국내기업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만큼, 추격매수는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국내 코로나19 폭증과 중국의 지역별 봉쇄조치까지 이어져 이들 이슈를 충분히 확인한 후에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친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는 중립 이상의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정권별 집권 1년차 투자성과를 봐도 3년차 다음으로 높았고, 그 상승확률은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투자를 한다면 성장주가 낫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통상적인 견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포트폴리오 구성의 기본은 가치주와 경기민감주이지만, 이미 미국의 명목 금리도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익성이 높은 구조적 성장주가 알파를 창출할 수 있다"며 "높은 수익성과 브랜드를 바탕으로 성장성이 큰 기업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게임 업종의 경우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규제 우려로 조정을 받았지만 대선 이후 해당 불확실성은 해소됐다"며 "인터넷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 이익 향방이 주가에 중요한 변수인 상황에서 최근 성장주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업종 기준으로는 헬스케어, IT 하드웨어 등으로 구조 자체가 비용 부담이 크지 않거나 판가 전가에 용이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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