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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폐지 유예된 '주식 양도세', 증권가도 혼란가중

  • 2022.05.09(월) 07:40

전면 폐지 공약했지만 갑자기 "시장 준비 안 돼"
전산 작업·컨설팅 들어간 증권사들 혼돈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 폐지에 대한 차기 정부의 엇박자에 증권가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윤석열 당선자가 대통령 후보 시절 기존 증권거래세 폐지 공약을 번복하면서까지 약속한 게 주식 양도세 폐지였는데 결국 이를 미루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다. 

당초 내년 주식 양도세 시행에 맞춰 전산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던 증권가는 선거 이후 윤 당선자의 공약을 의식한 듯 관련 작업 진행을 일부 늦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시 '유예' 입장이 나오면서 재추진 여부를 두고 혼란에 빠졌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비즈니스워치

전면 폐지서 유예로…도입 반년 앞두고 후퇴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일 인사청문회에서 "(소액주주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점을 2년 정도 유예해 주식시장에 좋은 자금이 들어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입하기에 아직은 투자자와 시장의 수용성이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의 공약에서 한 발 후퇴한 것이다.

그런데 이튿날 발표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는 다시 주식 양도세 폐지가 담겼다. 시행시기의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자본시장이 민감해하는 사안인 '과세'에 대해 하루 새 또 다른 입장이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추 후보자는 당일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에 참석해 "금융투자소득세를 2년 정도 유예하고 상황을 지켜보며 그 이후에 제도 시행에 관해 봐야겠다"고 했다.

당장 8개월후 시행되는 금융투자소득세는 5000만원 이상의 금융투자 수익에 대해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주식투자자라면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합산 손익이 5000만원 이상이면 20%, 3억원 초과시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앞서 여기에 제동을 건 게 윤석열 당선자다. 그는 후보 시절 "큰손이나 작은 손, 일반 투자자를 가릴 것 없이 주식 투자 자체에 자금이 몰리고 활성화돼야 일반 투자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주식 양도세 전면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직전인 이달 들어 갑자기 시행을 유예한 것이다.

시장·증권가 일제히 당혹

시장은 물론 증권가는 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요 주식 게시판에서는 벌써 "공약이 공약(空約)이 되는 게 아니냐", "또 말이 바뀐다. 헛된 꿈에서 깨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것"이라는 자조가 나온다.

주식 양도세 도입 시기나 폐지 여부에 따라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증권사들로서는 혼란만 더 커졌다. 예를 들어 주식 양도세가 도입되면 증권사는 투자자가 가진 복수 금융회사 계좌의 손익을 합쳐 원천징수 처리를 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이를 가능케 하는 전산 시스템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연초만 해도 내년 주식 양도세 도입을 가정해 법무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하고 전산 시스템을 구축할 채비를 했다. 그러나 대선 이후 이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대부분은 (주식 양도세 부과와 관련해) 원천징수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이미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투입한 비용만 수십억원인 증권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식 양도세) 폐지와 유예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면서 관련 작업이 지지부진해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장 실무자 입장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큰 리스크로 다가온다"며 "폐지로 가닥이 잡혔다면 그 시기를 확실히 해주고 뒤집지 않아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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