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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하는 윤석열호, 자본시장도 달라질까

  • 2022.05.10(화) 16:43

자본시장 혁신외친 尹, 공매도·주식양도세는 후퇴 
물적분할 개선 유력…'소액주주 권리강화' 큰 축

윤석열호(號)가 본격적으로 출항하면서 자본시장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지 이목이 집중된다.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하면 국정과제가 제시되고 이에 맞춰 정책에도 변화가 따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매도와 물적분할 제도 개선,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변화 의지를 드러냈고 실제 이들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다만 일부 공약은 크게 후퇴하거나 시행이 유예돼 향후 정책 추진 방향성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공매도 개선·주식양도세 폐지 모두 공약보다 후퇴 

10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자본시장 혁신과 투자자 신뢰 제고로 모험자본 활성화'를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투자자가 신뢰하는 시장을 구축하는 것뿐 아니라 자본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먼저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공매도 제도는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릴 때 적용하는 담보비율 140%를 축소하는 게 새 정부의 추진 방향이다. 현재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담보비율은 105%다. 이들은 그만큼 주식을 빌렸을 때 잔고로 유지해야 하는 비율이 낮아 사실상 증거금 없이 공매도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외국인과 기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된 공매도 상환 기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현재 개인은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90일 이내에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은 상환 기한이 없어 빌린 주식의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얼마든지 기다려도 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매도에서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언급했었다. 또한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공매도가 자동 금지되는 '공매도 서킷 브레이커'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얘기는 현재 들어간 상태다. 공매도 공약의 후퇴가 우려되는 배경이다.

주식 투자 과세에 대한 공약 또한 결국 유예로 가닥이 잡혔다. 윤 대통령은 앞서 후보 시절 증권 거래세 공약을 번복하면서까지 주식 양도세 폐지를 내걸었다. 그러나 이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직은 투자자와 시장의 수용성이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최근 밝히며 사실상 미뤄졌다. 

소액주주 보호·증권범죄 엄단…"시장 체력강화 기대"

윤석열 정부 자본시장 정책의 또 다른 한 축은 '소액주주 권리 강화'다. 물적분할 제도와 상장폐지 요건을 정비하고 내부자거래 규제는 강화하는 방안이 이미 국정과제에 포함돼 금융위원회 소관으로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모회사가 신사업을 물적분할해 별도 자회사가 상장하는 경우 기존 모회사 소액주주 권리가 침해되지 않게 제도가 정비될 방침이다. 지난해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할 등 '쪼개기 상장'이 논란을 부른 만큼, 분할시 소액주주에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신주인수권 등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신라젠이나 오스템임플란트 사태처럼 투자한 기업의 상장폐지 가능성에 피해를 입는 소액주주를 위해, 보완책도 마련된다. 상장폐지 결정시 기업의 회생 가능성을 고려하고 그에 대한 판단 역시 단계별로 추진해 투자자를 최대한 보호하는 방향으로다. 

또한 내부자가 지분을 매도할 때는 처분계획을 사전에 공시토록 하고, 주식양수도에 의한 경영권 변경 시에는 소액주주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이는 작년 카카오페이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과 미공개 정보 이용 등을 겨냥한 것이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는 증권범죄 대응을 강화해 자본시장에서 벌어지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외부감사인 역량 강화를 통해 회계투명성 또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내용은 다시 각론으로 논의돼 향후 금융위에서 자세하게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가 6월 지방선거 이후 시행령 개정, 세제 개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지를 피력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본시장의 전반적인 체력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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