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 공시PICK은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제주항공, KG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게 된 쌍용자동차, 나스미디어의 블랙홀릭 전환사채 취득, 에이엔피 자기주식 처분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다시 대규모 자금 확보 나서는 제주항공
AK홀딩스의 자회사 제주항공이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어요. 제주항공의 유상증자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병한 2020년 이후 이번이 세 번 째인데요. 2020년 5월 1500억원, 2021년 8월 2060억원 규모에 이어 이번 유상증자는 역대급 규모예요.
제주항공은 이번에도 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는데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 신주를 팔 예정이에요. 제주항공은 총 2723만4043주의 신주를 1주당 1만1750원에 팔 계획. 신주발행가격은 추후 주가변동에 따라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어요.
26일 종가 기준 제주항공의 주가는 1만6550원인데요. 유상증자 신주 예정발행가격이 1만1750원이니 현재 주가보다 약 30% 저렴한 수준이에요. 제주항공 주식을 더 갖고 싶은 주주나 투자자는 이번 유상증자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데요.
문제는 여러 차례 주주들에게 손을 벌려 자금을 모집했기 때문에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에 주주들이 얼마나 참여할 지 미지수예요. 다행히 지난 두 차례 유상증자에서 기존 주주들의 청약률은 각각 90.11%, 94.13%로 높은 편이었는데요. 이번에도 그 정도의 청약률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죠.
최근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작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상황.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어 항공사들도 어느 정도 영업에 탄력을 받을거라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문제는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이고 주로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으로 먹고 살아온 회사라는 점이에요.
현재 일본은 비자 없이는 갈 수 없고 중국은 여행 목적으로 입국을 할 수 없는 상태예요. 따라서 단거리 노선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제주항공의 실적이 크게 좋아지긴 어려운 상황.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연결재무제표) 제주항공은 여전히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요.
또 최대주주인 AK홀딩스의 이번 역대급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도 기존 주주 청약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제주항공이 2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아직까지 AK홀딩스의 유상증자 참여규모는 확정하지 않은 상태. AK홀딩스의 제주항공 보유지분은 50.99%로 유상증자 참여시 총 1112만4225주의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어요. 문제는 AK홀딩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 확보에 도움을 줄 것이냐, 아니면 기존 주주와 일반투자자에게 유상증자 신주를 떠넘길 것이냐 하는 점이에요.
제주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3200억원의 자금을 항공기와 항공기자재 구매 등 시설자금에 쓸 예정이에요. 적어도 직원들 월급 줄 돈이 모자라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유상증자는 아니라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은 일반투자자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할 수 있는데요. 첫 번쨰는 신주배정기준일(9월 27일) 이틀 전까지 제주항공 주식을 매수해 주주로서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을 받는 것. 두 번째는 기존 제주항공 주주들이 시장에 내놓은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을 사서 신주를 받는 방법이에요.
기존 제주항공 주주들은 무조건 보유주식 1주당 0.4384649894주의 신주를 배정받을 권리인 신주인수권증서를 받는데요. 더 이상 제주항공 신주를 가지고 싶지 않다면 받은 신주인수권을 오는 10월 18일~24일(주말 제외) 동안 매도할 수 있어요. 유상증자 신주를 받지 않으면 늘어나는 주식 수 만큼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떨어지죠. 따라서 받은 신주인수권을 그냥 놔두지 말고 매도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메우는 방법이에요.
그 밖에 간추려본 기업공시
쌍용자동차가 드디어 주인을 만났어요. 서울회생법원이 쌍용자동차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KG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게 된 건데요. 그동안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 인수를 희망했었고 이로 인해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을 내지 못하면서 계획은 무산됐죠. 또 최근 금융감독원이 쌍용자동차 인수를 미끼로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 지분을 나눠서 보유했던 투자조합들이 주가조작을 했다는 내용을 밝히기도 했죠. 이번 회생계획인가 발표로 쌍용자동차는 쌍용→대우→상하이→마힌드라에 이어 KG그룹을 다섯 번째 주인으로 맞이했어요.
KT의 자회사 나스미디어가 커머스 기업 블랙홀릭의 전환사채를 취득하기로 결정했어요. 전환사채 규모는 300억원인데요. 채권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로 사실상 이자로 수익을 챙기기보단 추후 블랙홀릭 주식으로 전환할 목적으로 취득하는 채권이라고 볼 수 있어요. 특이한 점은 전환가격이 1주당 273만1892원이라는 점. 전환가액을 기준으로 추후 나스미디어가 확보할 블랙홀릭 주식을 계산하면 1만주 가량이에요. 블랙홀릭이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투자자인 나스미디어와 협의를 통해 전환가격을 정했다고 밝혔는데요. 나스미디어는 이번 전환사채 취득 이유를 전략적 제휴라고 밝혔어요.
코스피 시장 상장사 에이엔피가 229만2128주의 자기주식을 처분했다고 밝혔어요. 주식을 아예 없애버리는 소각과 달리 처분은 시장에 자사주를 팔고 회사가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뜻. 현재 총 발행주식의 약 8% 규모 물량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의미죠. 이번에 처분하는 자사주는 지난 5월 에이엔피와 와이에스피 간의 영업양수도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회사가 이들의 주식을 매수해 확보한 물량인데요. 당시 252명의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회사는 총 229만2822주의 주식을 자사주로 사들였어요. 당시 매수 가격은 1주당 2522원. 이번에 에이엔피이 자사주를 판 가격은 2235원이에요. 다소 손해를 보고 판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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