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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하락장에도 끄떡없는 'ESG 리서치'

  • 2022.10.28(금) 07:26

지수 급락한 최근 한달새 일평균 1건씩 '꼬박'
기업분석 넘어 글로벌 동향·정책 '커버리지 확대'

대외 변동성이 커지며 연일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서치는 꾸준해 눈길을 끈다.

특히 그간 분석이 ESG 관점에서 특정 기업을 분석하는데 방점이 찍혔다면, 최근에는 ESG를 중심으로 관련 정책이나 글로벌 투자 동향으로 그 커버리지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기업분석에서 어디까지나 참고 수준이던 ESG는 이제 등한시하기 어려운 어엿한 투자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물론 이들은 모두 '지속가능성'으로 수렴된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비즈니스워치

너도나도 '정기물'…시황 구애없이 꾸준히 발간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국내 증권사들이 ESG를 제목으로 발간한 보고서는 총 31건을 기록했다. 하루 1건씩은 꼬박 발행됐다는 의미다. 이 기간 코스피는 2300선 붕괴를 시작으로 급락을 본격화했다. ESG 리서치는 시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된 것이다. 

국내 증시가 약세장에 접어든 연초 이후로 기간을 넓혀봐도 이같은 흐름은 뚜렷하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나온 증권가의 ESG 보고서는 총 5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1건) 대비 20% 가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ESG 리서치를 내는 증권사 자체가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말 자체 ESG 평가 모델을 만들고 올해부터 'The ESG Way'를 월간으로 발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ESG 분석 보고서인 'ESG DIGEST'를 올해 4월부터 매달 선보이고 있다. 신영증권의 경우 격주로 'ESG 탐방노트'를 내고 있다.

ESG 리서치 결과물을 매주 내는 증권사도 많아졌다. KB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주간 ESG 분석물을 지난해 시작한 데 이어 키움증권도 올해 3월 그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모두 그 주의 ESG 이슈를 훑고 핵심을 짚어낸다. 

이외 비정기적으로 나오는 증권사 ESG 보고서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욱 많아진다. 정기물을 발간하는 앞선 증권사들은 물론 그외 증권사들이 동시다발로 내는 보고서도 쏟아지고 있다. ESG 리서치는 이렇듯 주기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환경(E)·사회(S) 전반 관심↑…'그린워싱'도 화두

그만큼 다루는 주제도 광범위해지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G) 분석이 주였던 그간의 흐름과 달리 최근 리서치에서는 환경(E)이나 사회(S) 전반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경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관련 법령 정비와 이행 등이 가시화된 데 따른 변화다. 

흥국증권은 지난달 '계획과 준비에서 실천과 강제의 시대로'란 제목의 ESG 보고서를 출시했다. 이는 처음부터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 집중해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강제될 필요도 있다는 게 골자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관련 대책은 더는 선의에 기대는 소극적인 방식만으로는 안 된다"며 "ESG에 대한 관점도 전 지구적인 노력이 개별 국가의 정책을 강제하는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SK증권은 '유통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ESG 리서치를 진행해 지난 8월 보고서를 공개했다. 타 업종 대비 고용인력이 많은 유통업종은 노동 및 산업 안전이슈가 잦아 사회(S) 부문에서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정규진 SK증권 연구원은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그 전문성과 안정성 등 질적 성장을 동반하는 것은 유통업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짚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ESG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린워싱의 경우 특히 기업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그 여부를 판단조차 할 수 없다. 때문에 정보공개에 대한 기업의 투명성과 일관성이 해당 기업의 리스크 및 기회 요인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평가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최근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서기도 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그린워싱&ESG 공시 빅뱅'을 주제로 낸 보고서에서 "최근 ESG의 최대 리스크가 그린워싱"이라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처럼 관련 공시제도를 확립해 그린워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은 연구원은 "ESG는 기업과 이해관계자의 신뢰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이라며 "이를 방해하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감지모델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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