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모펀드도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매매가 가능해진다. 다만, 유동성공급을 위해선 헷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공매도가 재개되는 내년 4월부터 서비스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거래소와 자산운용사 24곳, 증권사 3곳, 은행 6곳이 신청한 '일반공모펀드의 상장클래스 신설을 통한 상장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금융 샌드박스)로 지정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1월 정부가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으로 공모펀드 직상장을 추진하기로 공식 발표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공모펀드 직상장은 약 1년 반동안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논의돼왔다. 2023년 1월 취임한 서유석 현 금융투자협회장의 핵심 공약이기도 했다.
이번 샌드박스 지정으로 공모펀드를 한국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이나 ETF처럼 매매할 수 있게 된다. 운용사들은 이미 장외시장에 있는 주식형 공모펀드에 대해 상장클래스(가칭 'X-클래스')를 새로 만들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지정참가회사(AP)나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맡은 증권사들은 ETF 운용과 마찬가지로 직상장한 공모펀드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환매절차와 외국인 투자유치·투자자 개별통지 등을 지원한다.
단, 금융회사들은 공매도가 가능해지는 내년 4월 이후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공매도 재개가 미뤄질 경우, 공모펀드 직상장 시행도 연기되는 셈이다. 당국이 공매도를 부가조건으로 제시한 이유는 AP나 LP를 맡은 증권사는 주문에 따라 매매를 하는데, 이때 공매도를 통한 헷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직상장한 공모펀드 운용시 LP들은 반드시 운용사로부터 제공받은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이밖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증권사와 예탁원과의 업무협조, 거래소 상장클래스 시장운영규정 제정이 필요하다.
금융위는 "현재 금융기관을 통해서만 가입‧환매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상장시장에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됐다"며 "투자자의 접근성‧편리성을 제고하고 ETF 수준의 판매 보수‧수수료를 부담해 투자비용 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샌드박스 지정으로 부여된 자본시장 특례는 2년간 유지되며, 이 기간동안 금융위는 관련 자본시장법을 개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