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에 롯데 계열사 주가가 동반 급락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유동성 위기설은 사실이 아닐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신용도 관리 필요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날 6만7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소폭(1.97%, 1300원) 올랐지만 낙폭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8일 7500원(10.22%) 급락한 6만5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케미칼 외에도 롯데지주(-6.6%)와 롯데쇼핑(-6.6%), 롯데정밀화학(-3.3%) 주가도 18일 동반 하락했다.
롯데그룹이 차입금 39조원(홀딩스·지주·케미칼·호텔 차입금 30조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아 12월 초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이 선언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풍문에 주가가 흔들렸다.
시장 루머가 확산하자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계열사는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18일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위기설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롯데지주와 호텔·케미칼 차입금은 2021년 19조원에서 2024년 상반기 30조원으로 증가했고, 같은기간 롯데케미칼 차입금은 6조8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늘었다"면서 "차입금 증가는 인도네시아의 LINE 프로젝트(3조1000억원)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2조7000억원) 등으로 투자비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차입금 관리 계획도 발표했고 현금 창출 능력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전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7월 'CEO Investor Day'에서 2025년 차입금을 10조6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낮추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2024년 롯데케미칼 추정 부채비율은 78.6%로 높지 않고,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는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위기 걱정은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롯데케미칼의 18일 주가 움직임은 노이즈성 과매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2024년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배 수준에 불과하고, 이는 2007년 금융위기 주가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화학 업황 불황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석유화학 업황의 다운사이클(Down-cycle) 장기화 조짐과 케미칼이 처한 이익 전망치, 재무 건전성을 감안하면 당장의 주가 판단보다는 신용도 등 리스크 관리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