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7일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및 나스닥100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2종의 총보수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췄다.
하루 전 경쟁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파격적 보수 인하를 발표하자, 기다렸다는 듯 맞불 전략에 나선 것이다. 경쟁사에 투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업계 최저 보수' 타이틀을 유지하려는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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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기존 0.0099%에서 0.0062%로 낮췄다고 7일 밝혔다.
두 상품의 총보수는 같지만, 기타비용을 합한 총보수비용(TER)은 다르다. KODEX 미국S&P500의 TER은 0.0888%이며 KODEX 미국나스닥100은 0.1014%다.
삼성운용은 지난 1월 기획재정부의 세법 개정안 입법 예고에 따라 더 이상 분배금 자동 재투자(TR) 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된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고객들을 위한 보은 차원에서 보수 인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경쟁사의 보수 인하를 겨낭한 행동이기도 하다. 지난 6일 ETF 업계 2위 미래에셋운용은 미국 대표지수 ETF 2종의 총보수를 0.0068%로 인하, 삼성자산운용보다 낮은 최저수준으로 만들었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S&P500, 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지수 ETF 2종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전체 운용규모를 키워왔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의 순자산은 각각 6884억원 5946억원이었으나, 이달 5일 기준 각각 3조7822억원, 1조9053억원을 기록중이다.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에 지난해 2월 총보수를 0.05%에서 0.0099%로 인하한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미래에셋운용이 업계 최저 보수로 반격에 나서자, 시장 점유 효과가 사라질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에 미래에셋운용의 카드를 확인한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파격적인 보수인하를 결정하고 다시 최저보수 ETF의 자리를 꿰찬 것이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부문장은 "대표적인 장기 연금투자 상품인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모두 지난해 KODEX를 믿고 선택해 주신 투자자분들께 최고의 수익률로 보답할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이 상품들의 총보수를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것은 TR형 구조의 소멸을 아쉬워하는 기존 투자자분들에게 비용을 더 낮추고 배당금을 더 드리기 위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