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일본 자동차 기업이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경쟁 모델의 가격이 비싸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잠재적 관세 위협은 우려 요인"이라면서도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25%) 문제로 한정했을 때, 글로벌 완성차 판매 업체 중에서는 현대차가 받는 타격이 가장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신차 시장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한 차량의 비중은 22%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에 진출하며 현지 생산량을 늘려온 탓이다. 도요타와 혼다는 미국 판매 차량 중 40%가량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조달한다.
반면 현대차는 미국 판매 차량 중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0.4%에 불과하다. 트럼프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이 가장 적을 것으로 분석하는 이유다.
현대차가 일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로 경쟁 모델의 미국 판매 가격이 상승하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한국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가정하면 미국 판매량 중 한국산 의존도가 67%로 높은 것이 리스크"라면서도 "작년 말 가동한 미국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덕에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미국 생산량은 연 70만 대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기아가 미국에 판매하는 차량 중 멕시코에서 조달하는 비율은 18%로 현대차보다 높다. 따라서 현대차와 비교하면 기아의 멕시코 관세 리스크는 크다는 평가다. 다만 도요타와 혼다 등 주요 경쟁 업체와 비교하면 리스크 노출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연구원은 "이번 관세 부과로 경쟁 모델의 미국 판매 가격이 상승해 수요가 이탈하면 △투싼 △스포티지 △아이오닉5 △EV6 △아반떼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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