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 기업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설립 4년여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조 단위 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HK이노엔의 항체 연구 핵심 자산과 인력을 승계하며 초기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사업화 속도를 극대화한 결과다.
다만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텍 특유의 ‘적자 구조’는 여전히 한계로 꼽힌다. 기술료 수익이 유입되고는 있으나, 본격적인 영업이익 시현은 임상 진척에 따른 마일스톤이 집중되는 2028년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파트너사의 임상 성공 여부에 미래 수익이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이 회사가 가치 산정 방식으로 현재의 재무제표가 아닌 미래 실적을 끌어다 쓴 이유다. 기술이전 수익이 본궤도에 오를 시기의 추정 순이익을 평가의 잣대로 삼되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 거품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상장 밸류 3845억 제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 희망밴드를 1만9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 1479만280주를 기준으로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산출한 시가총액은 약 3845억원이다.
이는 2028년 추정 순이익에 기반한 수치다. 회사는 2020년 설립 이후 2023년까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연구개발(R&D)로 매년 60~70억원대 금액을 집행하면서 1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이 반복됐다. 여기에 금융비용 등 영업외손실이 반영되며 지난해 3분기 기준 결손금이 859억원가량 쌓인 상태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2024년 6월에 처음 발생했다. 설립 4년 만에 미국 네비게이터 메디신과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면서다. 계약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으로 회사가 보유한 주요 파이프라인인 ‘IMB-101’과 ‘IMB-102’에 대한 미국과 유럽 내 개발·상업화 권한이 네비게이터 메디신으로 넘어갔다.
1조7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당장 회사의 곳간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이전 수익은 계약 시점에 받는 ‘선급금’과 임상 성공 등 단계별 성과를 달성할 때마다 받는 ‘마일스톤’으로 나뉜다. 이번 계약에서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먼저 확보한 확정 수익은 선급금 약 280억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파트너사가 임상을 무사히 통과해야만 순차적으로 손에 쥘 수 있는 ‘조건부 수익’인 셈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현재의 적자 성적표 대신 2028년이라는 미래 실적을 꺼내 들어 기업가치를 계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약 개발 단계가 뒤로 갈수록 약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뛰고, 그만큼 회사가 받는 마일스톤 금액도 커진다.

2028년 매출 ‘퀀텀 점프’ 예고
증권신고서에 담긴 추정 실적을 보면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2025년 116억원, 2026년 197억원 수준인 예상 매출은 2027년 6억원대로 뚝 떨어진다. 기술료 수익의 특성상 단계별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매출이 공백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28년 매출은 1030억원으로 ‘퀀텀 점프’하며 7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이 1000억원대 매출의 절반 이상은 간판 파이프라인인 ‘IMB-101’이 책임진다. 회사는 파트너사가 임상 2상을 마친 뒤 가치가 높아진 시점에 글로벌 빅파마를 상대로 기술을 재판매(Sub-L/O)하고, 이어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마일스톤을 수령할 것으로 가정했다.
여기에 후속 타자인 ‘IMB-201’이 임상 1상 단계에서 새로운 조 단위 기술수출 계약을 따내며 약 266억원의 선급금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보탰다. 주력 제품의 개발 진척과 후속 제품의 데뷔가 2028년에 모이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다는 계산이다.

물론 바이오 기업의 미래 실적은 늘 성공을 전제로 하기에 리스크가 따른다. 회사 측은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예측하면서도 2028년 순이익의 현재가치를 320억원으로 잡았다. 미래 수익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매년 30%씩 가치를 깎아내는 보수적인 할인율을 적용한 결과다. 여기에 피어그룹(비교기업) 평균 PER 21.46배를 반영해 주당 평가가액을 4만5120원으로 산정했다. 피어그룹으로는 대웅제약과 HK이노엔을 꼽았다.
주당 평가가액에 대한 할인율도 43.38%~57.89%로 다소 높게 잡았다. 미래 이익 추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대부분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이후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은 38.45%~25.83%다.
결과적으로 이번 IPO는 현재 실적보다 2028년으로 설정된 실적 가정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관건이다.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이후 실제 임상 진척이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평가의 핵심이다.
회사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2028년 추정 순이익을 공모가 산정에 적용한 이유는 네비게이터 메디신에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의 사업화 정도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본격적인 이익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시점의 추정 순이익에 PER을 적용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에 가장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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