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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로 쏠리는 자금...의결권 시험대 놓인 자산운용사

  • 2026.03.02(월) 09:00

코스닥 ETF 자금 급증에 상장사 지분율 확대
삼성운용, 올해만 37곳 의결권 대량보유 공시
운용사 의결권 행사·반대율, 연기금 대비 미흡

이재명 정부의 1·2·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첫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왔다. 자본시장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정책에 맞춰 금융당국도 자산운용사(수탁자)의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를 강조하고 있다. 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해 법률 개정 뿐만 아니라 감독당국의 권한까지 전방위적인 정책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대형 자산운용사의 상장사 지분율이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 동반 강세 속에 개인 투자자들이 공모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자산운용사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만큼 책임의 무게도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는 수많은 고객의 자산을 대신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 있는 주주활동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고객이 공모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매입한 결과로 운용사가 상장사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만큼, 고객의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고 이를 상세히 보고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수탁자 책임 정책인 스튜어드십 코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들어서만 39개사에 대해 '주식 등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공시했다. 주식 등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는 상장사 지분을 5% 초과해 보유하게 됐을 때 제출하는 보고서다. 삼성자산운용이 최소 39개 회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됐다는 의미다.

가령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일 기준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 지분을 5.02%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ETF 신규 설정 등으로 에코프로 지분을 5% 초과해 보유하게 된 것이다. 삼성운용은 두산테스나 지분율도 5.22%에 달한다고 공시햇다.

이러한 현상은 코스닥 ETF에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코스닥 ETF인 'KODEX 코스닥150'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1조5987억원에서 지난달 27일 기준 7조4604억원으로 6조원 가까이 늘었다. KODEX 코스닥150 내 에코프로 비중이 7.76%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KODEX 코스닥150을 통해 에코프로에 약 4500억 원이 유입된 셈이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24조100억원)의 1.8% 수준이다.

같은 상품 내 두산테스나 비중은 0.36%다. 두산테스나 시가총액(1조3606억원)의 1.6%인 200억원이 KODEX 코스닥150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1조8500억원에서 4조9670억원으로 3조원 이상 몸집을 키우며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사 지분 비율을 높였다.

다른 운용사들도 상장회사 지분 5% 초과 보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21곳, KB자산운용은 10곳,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곳, 한화자산운용은 1곳에 대해 각각 '주식 등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하며 5% 이상 의결권을 보유하게 됐음을 알렸다.

물론 올해 대형 자산운용사가 새로 취득한 주식은 올해 정기주총 의결권 기준일(2025년 12월 31일) 이후 취득분이어서 당장 행사할 수는 없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 상승이 본격화됐음을 감안하면 5%에 근접하는 지분 보유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의 자금을 기반으로 대형 자산운용사의 의결권이 증가한 만큼, 투자자의 자산 가치 상승을 위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지만 현실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황선오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은 지난달 24일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율과 반대율이 연기금보다 크게 낮은 점을 지적하면서, CEO들이 수탁자 책임활동을 챙길 것을 주문했다. 황 부원장은 "상당수의 자산운용사가 의결권 행사 등을 전담하는 조직과 의사결정 기구 등이 적절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CEO가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주주권 행사에 관한 전반을 꼼꼼히 챙겨봐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최근 상장사 지분율이 1% 이상인 운용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강조했다"며 "인덱스 펀드 등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지분율을 상당수 취득하고 있는 대형사 입장에서 의결권 행사 여부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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