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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DC는 근로자가 주인"…퇴직연금 시장 판 흔드는 키움증권

  • 2026.07.13(월) 09:00

6월 퇴직연금 출사표...온라인플랫폼 앞세워 승부수
MTS '영웅문'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동일하게 활용
DC 근로자 도입요청 이어져…지방 기업서도 반응
표영대 본부장 "단기 실적보다 장기 신뢰 우선"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비대면 플랫폼을 앞세운 가입자 중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망과 대면 영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존 퇴직연금 시장과 달리 근로자가 직접 퇴직연금 사업자 도입을 요청하고 비대면으로 운용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조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표영대(사진)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은 최근 비즈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확정기여형(DC)은 회사가 부담금을 넣어준 이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고 나중에 퇴직금으로 받는 구조"라며 "사실상 이 돈의 주인은 근로자인 만큼 근로자가 사업자를 선택할 권한도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DC 주인은 근로자…선택권 확대 필요"

지난달 1일 퇴직연금 사업을 공식 시작한 키움증권은 후발주자이지만 그동안의 투자 고객 기반과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10년내 증권업권내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을 퇴직연금에도 그대로 적용, 고객이 일반 주식 거래와 동일한 인터페이스에서 퇴직연금 ETF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게 했다.

표영대 본부장은 향후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 동력을 온라인 전환에서 찾았다.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성장의 다음 단계는 채널 변화에서 나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기존 사업자들이 오프라인 네트워크와 대면 영업의 강점으로 퇴직연금 시장을 키워왔지만, 은행과 증권사의 지점 수가 줄고 온라인 채널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퇴직연금 시장도 앞으로 그렇게 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이 변화에 맞춰 기존 주식 투자 플랫폼에서 쌓은 비대면 경쟁력을 퇴직연금 사업에 접목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서는 사용자가 아닌 근로자의 선택권이 더 중요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표 본부장은 "DC는 회사가 근로자의 계좌에 부담금을 넣어주면 그다음부터 근로자가 관리하고 나중에 퇴직금으로 받아가는 구조지만 사업자를 정하는 건 아직도 기업"이라며 "앞으로 DC 시장은 사업자가 법인을 찾아다니며 영업하는 방식이 아니라 근로자에게 좋은 툴과 상품, 서비스를 제공해서 선택받는 시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적으로도 근로자 선택권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다고 봤다. 현재는 퇴직연금 규약에 사업자를 명시하고 과반 노조나 근로자 과반 동의를 받아 규약을 정하는 구조다. 표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실제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선택권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봤다.

그는 "고용노동부에도 이런 부분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렵지만, 시장이 가입자 중심으로 열려야 사업자들도 그 위에서 더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근로자 도입요청 이어져…지방 기업서도 반응

키움증권이 선보인 '퇴직연금 도입요청' 기능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근로자가 자신의 회사에 키움증권을 퇴직연금 사업자로 추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이다. 회사가 키움증권을 사업자로 도입한 이후에는 근로자가 앱에서 DC 가입 절차를 직접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표 본부장은 "법인 담당자와 근로자 신청이 이어지고 있고 실제 계약이 성사된 건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영웅문S#

특히 비대면 방식은 지방 기업에서 먼저 반응이 나왔다. 표 본부장은 "오프라인 영업만 했다면 가보기 어려운 곳들인데 온라인으로 열어놓으니 지방 기업 신청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화와 이메일, 온라인 사무 담당자 웹을 통해 인사 담당자가 가입자 등록 등 업무를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서비스를 이용해본 고객들의 반응에서도 비대면 편의성이 주된 만족 요인으로 꼽혔다. 표 본부장은 "영웅문을 통해 계좌 개설부터 실물 이전, 상품 운용까지 모든 절차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존 주식계좌에서 사용하던 영웅문의 익숙한 투자 환경을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평가했다"며 "고객 의견을 수렴해 UI·UX를 개선하고 더 편리한 연금 투자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 신뢰가 우선"

키움증권은 7월부터 TV와 라디오, 옥외광고,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퇴직연금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알리고 있다. 퇴직연금 AI 포트폴리오 자문 서비스도 출시한다. 키움증권이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이 시장 상황에 맞춰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 위험도가 다른 글로벌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표 본부장은 "주기적으로 자산배분을 조정해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장기 성과를 추구한다"며 "스스로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고객에게 장기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화 상품도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사업 개시와 함께 출시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에 이어 외화 채권도 이달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우선 적격 신용평가등급에 해당하는 미국 국채를 제공할 예정이다.

표 본부장은 올해 사업 방향을 적립금 확대보다 안정화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사업의 초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한 해"라며 "단기적인 실적보다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고객이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서 퇴직연금 시장 진출 당시 올해 목표 적립금을 5000억원 이내로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목표가 5000억원인 것처럼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적립금 목표는 있지만 5000억원보다는 훨씬 적은 숫자"라고 부연했다.

▷관련기사:퇴직연금 뛰어든 키움증권, "고객 수익 없으면 수수료 안 받는다"(5월 28일)

다만 장기 목표는 유지한다. 표 본부장은 "퇴직연금 시장의 예기치 못한 큰 변화가 없는 한 2035년까지 증권업 시장점유율 10%, 톱5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는 변함없다"며 "개인 투자자 기반과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ETF 중심 투자 역량을 강화해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투자하는 연금'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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