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의사를 표명한 이면에는 막강한 실적 데이터가 뒷받침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구 대표는 8일 연임의사를 표명했고, 이사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연임 우선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KT 측은 "현 대표이사의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따라 심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심사에서 적합성이 결정되면 구 대표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된다.
이 같은 구대표 연임의사 표명에는 지난 2020년 3월 취임한 뒤로 디지코 전환을 선언하고 관련 부문 성장을 이끌어온 것이 결실을 맺고 있어서다.
실제로 KT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조5387억원을 넘어섰다. 콘텐츠, 클라우드, 금융 등 통신 외 사업을 의미하는 '디지코' 분야에서 높은 수익을 내면서 성과를 달성했다.
통신 부문에서도 5G와 기가인터넷을 비롯한 프리미엄 가입자가 증가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KT는 4분기에도 수익성을 강화하는 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높은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영업익 4529억…전년비 18.4% 증가
8일 KT는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6조47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4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다.
부문별로 봤을 때 디지코 B2C 매출은 5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5389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반면 B2B 매출은 4829억원으로 전년 동기 5389억원 대비 10.4% 감소했다.
통신부문에선 프리미엄 가입자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통신 B2C 부문은 무선과 인터넷 프리미엄 가입자 증가세가 지속돼 매출 2조3567억원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보다 0.6% 늘어났다. B2B 매출은 5464억원으로 전년보다 9.5% 늘어났다.
특히 통신 부문은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자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5G가입자는 796만명을 기록하면서 보급률 57%를 달성했다. 홈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줄었지만,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김영진 KT CFO는 "3분기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을 지속하고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한 결과 디지코와 B2B 중심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강화됐다"며 "B2B, DX, 미디어, 디지털콘텐츠, 금융, 클라우드,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등 핵심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IPTV개편·디지털전환으로 성장
구체적으로 디지코 B2C 부문에선 IPTV(인터넷TV)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어나며 성장을 이끌었다. 기존 IPTV 서비스인 '올레TV'를 '지니TV'로 전면 개편하고, 인공지능 기반 추천 서비스 '미디어포털'을 적용해 미디어 사업을 강화한 것이다.
디지코 B2B 부문은 최근 기업의 DX(디지털전환) 수요가 증가한 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이 2조9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인공지능 기반 고객 상담 서비스인 AICC 사업은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91.7% 늘었다.
KT는 또 다른 사업성과로 전략적 제휴 확대 및 그룹 성장 동력 강화를 꼽았다. 모빌리티 사업에서 현대차그룹과 미래 모빌리티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자율주행과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모빌리티) 분야에서 중장기 미래사업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KT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장이 성장하는 점에 주목해 안정적인 유무선 네트워크와 산업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무기로 삼아 B2B 플랫폼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콘텐츠 분야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KT스튜디오지니, 나스미디어를 비롯한 KT그룹 콘텐츠 자회사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광고와 커머스 영역에서 높은 성장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4.7% 성장했다. 이들은 최고시청률 17.5%를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드라마 '신병', '굿잡'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4분기도 수익성 중심 경영"
KT는 4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경영방식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CFO는 "4분기에도 매출 성장 기조를 잇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향후 불확실한 대외환경에서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변동성을 우려해 비용 집행을 효율화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번 3분기 실적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 개선 능력을 증명했고, 남은 기간에도 효율적인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CFO는 "인플레이션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디지코 핵심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견조한 사업 성장을 발판삼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남은 기간에는 디지코 전환을 통한 성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