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번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이름을 '개인정보위원회'로 바꾸면….?"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인근 식당에서 진행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름을 그렇게 바꾸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곳이라기보단 개인정보, 더 넓게는 데이터에 관한 넓은 의미의 정책기관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의 처리와 보호에 관한 사안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20년 8월5일 설립된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인데, '보호' 영역에 국한된 인상을 준다는 얘기를 듣고는 했다.
실제로 2019년 4월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인정보 활용을 활성화하려면 개인정보위 명칭에서 '보호'를 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송희경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해 "행정안정부 등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추진되진 않았다.
고학수 위원장은 이와 관련 "우리가 보호 위주의 조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인정보 데이터를 현시점에 또는 가까운 미래에 어떤 상황에 어떻게 쓰면 좋을지 방향 제시를 하는 것이 위원회가 하는 가장 핵심적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호만 강조하면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데이터를 땅속 깊은 곳에 넣어두고 안 쓰면 되는데, 데이터를 안 쓸 수가 없다"며 "그러니까 어떻게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데이터를 쓸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사회 곳곳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대규모 데이터가 활용되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개인정보보호 관련 문제도 커지고 있으나, 보호만 강조해선 데이터 산업을 진흥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고 위원장은 "(보호를) 빼고 가도 상관없다. 빼고 가는 게 우리 업무에 조금 더 부합된다"며 "역사가 오래된 유럽 국가의 부처 명칭을 보면 영국은 'Information Commissioner Office(ICO)'이고, 심지어 프랑스의 개인정보위(Commission nationale de l'informatique et des libertés)에는 '자유'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