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총 사업비가 4조5000억원대로 예상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내 플랜트 공사를 사실상 수주했다.
대림산업-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울산시 울주군에서 추진되는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단 잔사유 고도화 시설 및 올레핀 하류시설 프로젝트 공사'에 대한 실시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공사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에쓰오일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후 에쓰오일이 처음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4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발주된 단일 플랜트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비와 토지비 등 발주처 비용이 1조원, 건설공사 비용이 3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림산업-대우건설 컨소시엄은 다음달 실시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에쓰오일 이사회에서 최종 투자 승인이 이루어 질 경우 시공계약을 체결하고 온산공단에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인 잔사유 고도화시설과 올레핀 하류시설을 건설하게 된다. 2018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55 대 45로 지분으로 공사를 수행한다. 수주금액은 각각 1조9300억원, 1조58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함께 수주경쟁에 나섰던 GS건설-삼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고배를 마셨다.
잔사유는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남는 일종의 찌꺼기 기름이다. 잔사유 고도화 시설은 원유 정제과정을 거쳐 나프타·등유·경유 등 유분을 생산하고 남은 값싼 벙커-C유를 다시 프로필렌과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드는 설비다.
올레핀 하류시설에서는 잔사유 고도화시설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원료로 해 건축·생활소재 원료인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의 민간 투자촉진 정책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가 성사된 사례다. 지난 2013년 4월 박근혜 대통령이 마련한 외국인투자자 간담회에서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가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데 마땅한 부지가 없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정부는 그 다음 달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울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기지 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에쓰오일의 투자 물꼬를 텄다.
발주처 에쓰오일의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인 김형배 상무는 "정부와 민간 기업의 긴밀한 협업으로 민간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성사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대림산업의 세계적 엔지니어링 기술력과 대우건설의 시공 능력이 결합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 제2아로마틱콤플렉스 전경(사진: 에쓰오일) |